일상
독백
멋대로g
2017. 9. 11. 13:15
"시간의 모서리" 김민준
독백
계절은 봄인데 으실으실 몸이 아팠다. 보일러 온도를 높이고 방바닥을 뜨끈하게 데워 놓았는데도 조금 쓸쓸하다. 외롭고, 고독하고, 혹은 단절되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겁쟁이다. 그래서 외로움을 많이 타지만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실은 그래서 혼자 있는 게 좋은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만나고 어쩌다 그 사람을 잃어버리면 나는 더 큰 상실감에 빠질지도 모르니까. 혼자인 것은 좋다. 외롭고 쓸쓸하다. 그래서 괜찮다. 별로 잃어야 할 것들이 많지 않다. 누군가 나를 뒤에서 안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라지만 결국에 그 사람도 나를 떠나거나. 그래서 나는 그냥 혼자 몸을 웅크리고 있는 편이 좋다.
나는 겁이 많고 상처가 많다. 언제나 그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