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일기
더워 더워~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주말.
금요일은 출근 안 하고 위/대장 내시경 했다. 목요일 점심까지 먹고 금요일 12시 30분까지 굶어야 했다. 내가 기존에 현미나 수박 같이 장에 오래 머무는 음식들을 섭취하고 있었다며 더 굶게 하고 물도 더 많이 마시게 했다. 대장내시경은 나도 처음이었는데, 음... 두 번 경험하고 싶지 않아. 차라리 내시경 당일은 잠 잘 자고 일어나니까 괜찮지만 그 전 준비과정에서 이상한 굴욕을 경험하게 했다는. 하루 저녁에만 약제 두 병과 2L 생수 두 병 마셨고, 그 것들 이상으로 내보냈다. 어쨋든 당일 내시경 잘 끝내고 결과는 매우 양호. 치료가 꼭 필요하지는 않은 미미한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이유는 내가 너무 잘 알지. 요새 술은 확실히 덜 마시지만 잠 자기 전 먹은 거랑 과식한 거랑이 그 이유겠지. 반성 또 반성.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노원역에 생선구이 맛집 검색하여 어장촌이라는 식당에서 임연수 구이 한 마리 뚝딱. 맛집은 아니었다. 그냥 내가 생선구이를 워낙 좋아해서 잘 먹은 걸로. 이후에 수리가 끝난 자전거 찾아서 요가 들렸다 집으로 귀가. 문제는 요가 전에 신체 각성 시키겠다고 아아 한 잔 때려 넣었는데, 요새 건강해져서 카페인이 너무 잘 들어 새벽 네시까지 잠을 못잤다는 것.
토요일에는 전날 새벽 4시에 잠들고 6시 기상. 2시간 수면 후 자전거 쳐다보다가 날씨 탓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차로 일산 이동. 집에서 일산까지가 자전거 타면 적당이 운동되는 가장 이상적인 거리인데 아쉬웠다. 그러나 더위 안 타는 나도 요새 덥다. 집에 에어컨 없는 것이 서럽다. 물론 나도 더위를 안 타긴 하지만 에어컨에 대하여서는 유독 강성인 유여사 탓에 없이 살았지만 금년은 너무 짜증나서 내 방에만 벽걸이라도 하나 달아버릴까 진심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일산에서는 하루 종일 먹방. 하루 자고 오려고 일요일 약속도 안 잡았다가 문득 친구라는 사이에 대하여 고민이 들기 시작해서 저녁 늦게 집에 왔다. 친구라는 사이에 대한 고민이라는 것은, 그냥 그런 것이다. 친구라면 혹은 연인이라면 같이 있는 것이 즐거워야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고 나의 이야기가 하고 싶어져야 한다. 근데 힘들었다. 이야기를 듣는 것이 버겁고 의무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는. 마음 속에 사소하고 치졸하여 입밖으로 내기 싫은 불만이 쌓여갔다. 매 번 느낀 것이 매 번 반복되면 이제 그만 만나는 것이 우선. 난 이상하게 호구 같이 너 밖에 친구 없어, 너 밖에 여자 없어 이딴 말도 안되는 것에 약하다. 나 아니면 외로울 것 같아 마음이 아리다. 근데 이런 말이나 행동들, 심리적인 폭력이다. 특히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경제적으로 더 여유가 있다거나 그러한 사람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 내가 잘 아니까, 내가 해주니까, 이런 것들. 노예를 하나 만들던가. 그래도 두 시간 수면치고는 하루 종일 별 피곤함 못 느끼며 잘 버텼다. 집에 12시 거의 다되어 도착해서도 내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우리 가오 한 시간 산책시켰다. 밤 되어 선선하니 밖이 좋았나보다. 마음이 저릿하다. 우리 가오 아직 괜찮은데, 멀쩡한 강아지마냥 다니는데... 암이라는 것, 아빠 때문에 잘 알지만, 체력을 갑작스럽게 쇠하게 한다는 것을 알아서. 동물병원에서는 암 크기는 상당하지만 노환이라 치료는 어렵다고 한다. 그냥 두고 봐야 한다고. 아이가 죽는 것을 지켜보라는 의미겠지, 그럼 우리는 어떡하지? 우리집 막내는 어느새 갈 준비를 하고 있었나? 우리는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는데. 우리 유여사님은 환자, 유아 전문 뒷치닥거리를 몇 년째 이어하시네, 그 것도 마음이 짠.
일요일은 하루 종일 잠잠잠. 하루 못 잔 것이 인식은 못했지만 여기저기 몸에 피해를 준 것 같아. 잠잠잠. 아침에 일어나서 너무 배고파서 동네 24시간 해장국 가서 요새 계속 먹고 싶었던 뼈다귀 해장국을 먹었는데, 먹는 중에는 몰랐는데 식중독 올라왔다. 얼굴에 미세한 두드러기가 다 올라옴. 이럴 때가 많아서 그냥 약 안 먹고 버티긴 한다. 근데 팔팔 끓인 음식에도 몸이 이런 반응을 보이면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