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읽기

황동규, "소곡 3"

멋대로g 2009. 12. 8. 17:15

내 마음 안에서나 밖에서나 혹은 뒤에서나

당신이 언제나 피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끝이 있는 것이 되고 싶었습니다.

 

선창에 배가 와 닿듯이

당신에 가까워지고

언제나 떠날 때가 오면

넛즛이 밀려나고 싶었습니다.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바라고 있지 않았던 것을

창 밖에 문득 흩뿌리는 밤비처럼

언제나 처음처럼 휘번뜩이는 거리를

남몰래 지나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