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9월 1일

멋대로g 2013. 9. 2. 01:14

회사 동료의 남편분이 돌아가셨다. 워낙 같이 일할 때 좋아했던 분이고 남편분 처음 암 진단 받았을 때 둘이 부둥켜 알고 울던 기억이 있다. 그 동료에게 아침에 전화를 받았었다. 이름을 밝히고 이어지던 흐느낌. 아 가셨구나...했다. 몇 시간 후 장례식장을 찾았다. 나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차라리 잘된 것 아닌가 싶었다. 치료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환자는 빨리 돌아가시는 편이 본인에게도 오히려 나은 것임을 이제는 겪어봐서 아니까. 고통으로 힘들어하며 정신을 갉아먹는 수준의 진통제를 맞으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이어나가는 것은 본인에게도, 그걸 지켜보는 가족에게도 지옥과 같은 것이니까.

근데 또...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 없는 아픔이라는 것이. 좋은 곳을 가면, 좋은 것을 먹으면, 좋은 일이 생기면 떠오르는 얼굴 때문에 때로는 가슴이 너무 먹먹해져 눈물 흘릴 일이 많다는 것이라는. 장례식에서야 손님 맞으랴, 의식의 절차를 밟으랴 정신이 없다가, 집에서 자리 잡고 눕는 순간부터 눈물이 끊이지 않는 것을, 빈자리가 느껴질 때 가슴이 터질 것 같이 아프다는 것을 알아서 그냥 그 분의 손을 꼭 잡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