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starting monday

멋대로g 2016. 11. 21. 09:09

I never wish to be easily defined. I'd rather float over other people's minds as something strictly fluid and non-perceivable; more like a transparent, paradoxically iridescent creature rather than an actual person.

-Franz Kafka


지난 주말에는 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자라는 계획이었는데.

지난 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예정) 시작한 디톡스 쥬스 다이어트는 목금토로 이어지는 저녁 약속 때문에 하나마나한 것이 되었고, 그 와중에 아침 점심 쥬스만 마시다 저녁에 음식 냄새에 실신하며 젓가락질 해댔더니 요요도 살짝 온 듯한. 밥 못 먹어 기운 없으니까라는 핑계로 운동도 안해서 마음 켜켜이 쌓여 있는 걱정과 불안. 팀원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우리는 모두 운동 중독. 삼사일만 운동을 안하면 걱정되어 잠이 안 온다.  

토요일에는 예전 기스미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관리사 있는 피부과를 찾아 갔다. 야외 운동한 것 치고는 피부손상 많지 않아 다행이라는 말에 베시시 웃음이 나오며 어깨가 쎌쭉 올라가더라는. 나름 5-6년은 피부관리에 소홀했다. 우선 경락에 혹해서 약손명가를 4년 가까이 다니느라 피부관리에 쓸 돈이 없기도 했고. 근데 제대로 운동하면서 느낀 것은 마사지로 해결 볼 수 있는 신체의 약점이란 없다는 것. 수술, 시술 혹은 운동만이 답이라는 것. 다리 좀 예뻐질까 싶어 다리경락관리 진심 열심히 받았는데, 달라진 것은 1도 없더라는. 게다가 트라이애슬론 시작하면서 하체 위주로 운동은 장시간 하다보니 오히려 두꺼워져버린 내 다리. 경락은 이제 버리고, "음식으로 살빼고 운동으로 근육 채워넣기"를 머리 속에 쏙 넣었다. 그리고 내가 애용하는 수유리 마당말 3만원짜리 전신 마사지가 경락보다 시원하다는. 약속명가는 어깨관리만 1회에 7만원 정도였던 듯. 이래저래 초반 얼굴 경락하고 나서 석고팩 사이즈 줄었던 것에 혹해서 오랜 기간 다니긴 했는데, 아쉬움만 남는다. 피부관리실에서는 해초필링 3회에 재생관리 4회 등록하고 첫날은 나의 저질 여드름을 없애기 위한 여드름 짜기 + 재생관리. 월요일인 지금 확실히 피부가 매끈해졌다. 다음주 토요일에 해초필링 하기로 했는데, 회사 다니면서 필링은 진짜 아니지만, 지금 현재는 일보다 내 피부가 더 중요해!라는 말도 안되는 마음가짐.

일요일은 뭐니뭐니 해도 운동. 아침 새벽바람에 내달려 집에 도착해서는 바로 자전거 복장 장착하고 월계 1교로. 본의 아니게 12월 3일 예정인 팀 망년회에 빠지게 되었는데, 의도는 아니었지만 어쨋든 노는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라는 그 동안의 나의 다짐덕분인지 그럴 일이 생겼다. 역시 말은 주술이라 반복해서 되내이고 글로까지 써버리면 뭔가 주술적 효험이 발휘되는 듯. 한 달만에 나타났다고 혼났다. 동계훈련은 아무래도 혼자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사무실이 강남일 때는 하계동이 운동하기 좋은 장소였는데, 요새는 뭔가 번거롭다. 수영장 가는 것도 오히려 한참 돌아가게 되어버렸고. 어쨋든 우리집부터는 딱 90키로 코스인 행주산성. 요새 팀에 운동 잘 하는 젊은이 하나 들어와서 남자분들이 잔뜩 자극을 받아 더 이상은 레크리에이션 팀이 아닌 정말 운동 열심히 하는 팀이 되어버렸다. 레크리에이션팀이라고 할 때도 종목이 종목인지라 미친 운동량이었는데, 요새는 정말 더 미치심. 90키로 코스 따위는 살살 라이딩 하지도 않는 듯. 오랫만에 자전거 타서 엉덩이도 진심 아프고 허벅지도 땡기고 어깨도 아팠는데... 그래도 다녀는 왔다. 그리고 항상 끝날 때 느끼는 뿌듯함 역시 가져왔고. 요새 너무 게을렀어. 다시 운동 모드로 가야지. 

근데 나 하남돼지집 삼겹살이 너무 그리움. 요새 왜 이리 삼겹살이 땡기시는지. 명이잎에 삼겹살 싸먹고 싶다. 아... 아무래도 한 번 마지막으로 먹고 다이어트 해야 할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