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일


사실 이번 여행 짧았다. 2박 3일.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우리 집의 대마왕들 김회장님과 유여사님과 함께했다. 

사실 국내여행이 오히려 혼자가기 꺼려져서 두분께 빌빌대서 같이 갔다.

그러나 이 두분은... 정말 날 운전사와 시녀, 그리고 찍사로 만들어놓고 본인들은 여유 있게 즐기셨다.

 

나의 뎅뎅이에 대충 짐을 싣었다.

요새 김회장님 병중이셔서 차들을 처분했는데, 특히 김회장님의 봉봉이가 그립다. 놀러갈 때는 그게 최곤데.

쫙 펴 놓고 마구 떼구르르를 하면서 잘 수 있는 봉봉이...

어디가서 폐차는 안됐는지, 그립다, 짜식!


제일 먼저 들린 음성휴게소.

난 휴게소를 사랑한다. 휴게소에서 뭐 먹는 것도 좋고 놀러가기 전의 설레임이 막 생기는 곳이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는 다리 저리거나 화장실이 가고 싶어야만 휴게소를 들리는 나지만 여행의 출발에서는 거의 모든 휴게소를 들리는 편.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셀프질.

우리 김회장님과 유여사님은 절대 시녀의 사진을 찍어주지 않으시고.

여행 내내 나는 그저 셀프만 찍었다는.

나... 또 민낯이다. 양심없는 스물아홉의 나.

이 사진들도 어딘가의 휴게소에서 찍은 것들.

멀리 내려다본 풍경이 너무 좋았다.

난 도시 여자라 그런지 시골만 보면 거의 기절하는 수준.


족탕하는 곳. 나중에 꼭 가봐야지. 휴게소에 이런 것도 있다니.





미친 듯 달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지리산 노고단.

사실 우리 김회장님 약간이 아니라 아주 편협한 부산 사나이라, 우리는 경상도를 정말 많이 가지만 전라도는 가본 적이 없다. (전라도 남자와는 결혼 할 꿈도 꾸지 말라는 분)

한 번은 꼭 가보자고 셋이 몇 번 다짐을 해서 간 노고단.

so cool~ 

노고단에서 내려다본 풍경.

너무 멋있다.

500원 넣으면 망원경을 통해 볼 수 있는데, 큰 의미는 없다.

김회장님 호기심에 500원 넣으시고 망원경 발로 찰 뻔 하셨다는.


노고단에서 유일하게 우리 유여사님이 찍어 준 사진.

큰 은총을 받아 성은이 망극했다.

그러나... 저 장애인 표시... 아마 유여사님이 내게 보내는 신호...

 

그래서 결국 또 셀프질.

셀프도 자꾸하면 실력이 늘겠지.

각도 잡는 연습 좀 해야지


지리산 탐방로.

여기를 걸으면서, 정말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부모님과의 여행도 너무 즐겁지만, 이런 곳에서는 나의 남자와 손을 잡고 걷고 싶다는 생각을.

 

 



지리산의 들꽃이 너무 예뻐서...

노고단에서 꽤 어그적대다가

그 다음 간 곳이 바로 화엄사.

나 요새 불교도가 되고 있다. 절에 가면 절도 잘 하고 빌고 싶은 소원도 생겼다.

그러나 화엄사... 입장료가 있다. 1인 삼천원. 빈정 상했다.

유여사님은 어차피 시주하니까 그 돈이 그 돈이다라고 했지만,

절은 사람들이 기도하러 가는 곳인데, 입장료라는 것이 있어버리면 접근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저 종은 실제로 봐도 꽤 멋있다.

보물 132호였던가,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탑도 두 개.

특히 이 탑의 무늬는 특이한 것이라고..



화엄사 밑에 있는 계곡.

물이 너무 맑았다.

여기 앉아서 마냥 놀라고 해도 놀 수 있을 듯 했다.



이동중에 또 셀카질.



보성은 가지 않았지만, 쌍계사라는 절에 들어가기 전 차밭이 크게 있었다.

유여사님만 쌍계사를 들어가시고,

김회장님과 나는 밤 절도행각을 벌였다.

떨어져있는 밤알이 어찌나 크던지, 날 좀 집어가슈~라고 외치는 것 같아 장갑끼고 열심히 pickup

김회장님은 자연채집의 달인

쌍계사를 거쳐 우리는 남해로 향했다. 바다와 산이 만나는 곳.

일단 남해대교를 건너...

대부분의 길에서 바다를 볼 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을 듯.

그러나 다음 날 거제도에 가 본 나로서는 사실 일부러 갈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는.

그러나 김회장님이 하라고 하면 우리는 하는거다.

남해에 가자고 하시면 무조건 가는거다.

남해에서 우리가 머물었던 펜션.

좀 오래된 곳이었던 듯.

난 사실 이 펜션 별로였다. 이불에서 냄새나고 창문도 별로 안 깨끗하고.

여자는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 까다로워 진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펜션은 별로 였어도 펜션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정말 좋았다.

내가 여행을 왔다라는 것을 마구마구 느끼게 해주는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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