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오른쪽 어깨가 안 좋아져서 한의원을 다니며 침을 맡고 물리치료를 하고 있다. 선생님께 오십견이냐고 여쭤보니 그건 아니고 근육의 문제라고 하셨다. 침을 맡고 물리 치료를 받으면 그 며칠은 괜찮은데 일을 하면서 어깨의 나쁜 상태가 곧 되돌아온다. 나쁜 100을 침과 물리 치료로 80으로 되돌리고 일을 통래 110으로 만드는 그런 느낌이다. 근본적인 치료방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른쪽 어깨만 유달리 아픈 건 오른 손의 사용이 많아서임은 확실하다. 업무용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일상에서 필요란 세세한 손놀림은 모두 오른손이 담당하니까. 그렇다면 오른손을 덜 사용해야 하겠지, 왼손을 많이 써야겠지. 그래서 시작한 첫번째 왼손으로 양치하기. 오른손으로 할 때는 가끔 분노의 양치질이라고 느껴질만큼 후다닥 세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왼손은 서투르다 보니 입 안에 구역을 나눠서 오히려 천천히 꼼꼼하게 닦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구석구석 양치가 되는 느낌은 아니어서 양치하고 치실이 필수. dexterity는 손기술을 의미하지만 그 어원은 오른쪽이라고 한다. 왼손의 dexterity를 높이자!
나이 또 먹었다. 젠장! 호르몬 이상이었어거 조기폐경은 다행히 아니었다고 하는데, 생리가 돌아오면서 우울증과 짜증이 같이 왔다. 살아서 뭐하나 싶은 그거... 근데 이제 만복이 있어서 짜증나도 살아야 한다. 내가 지켜줘야 하니까. 회사도 매일 때려 치고 싶지만 다녀야 한다. 우리 만복이 사료값 벌어야 하니. 만복이 생각해서 유여사님이랑도 덜 싸우고. 어디서 저런 복덩이가 내 삶에 왔을까. 내가 낳지 않은 내 아들. 나를 호구잡은 내 아들 만복이. 건강만 하자. 나머지는 누나엄마가 알아서 할게!
마음의 답답함을 글로 표현해야지 입밖으로 내는 순간 험담이나 비방이 되어버린다. 찰라에 느꼈던 답답함을 토로하기 위해 말을 시작했는데 특정인에 대한 험담이었다. 말을 다 꺼내버리고 나중에 깨달았다. 말 끝에 누구에 대한 비방은 아니다라고 얼버무리는 자신이 초라하다.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그 오랜 사회 경험을 하고 나서도 가끔 철 없는 행동과 말이 튀어 나온다. 그래도 역시 어려운 것은 사람이다. 친해졌기 때문에 속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데 그때부터는 좋은 혹은 발전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된다. 그 안에서 스트레스로 자신을 소모시킨다. 나쁘다. 그렇다면 그 사람과 단절해야 하나?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정답이지만 그 정도와 표현이 어렵다.
노화의 시작일까,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든다. 눈에 다래끼가 연속적으로 나고 있다. 연세 지긋하신 선생님이 계시는 병원을 다니는데, 선생님은 눈가를 비누로 잘 닦으라고 하시지만, 한쪽 눈에만 계속 난다는 것,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신뢰로 눈을 비누로 닦은지 이미 꽤 되었다는 것에 눈 주변 청결보다는 염증반응이 아닌 가 하게 되는 것이다. 몸이 여기저기 매우 미세하게 삐걱대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 만복이 운동장 데리고 다니려면 건강해야 하는데. 그래서 서둘러 건강검진도 다녀왔다. 점점 늘어나는 흰머리, 가까운 것이 흐릿하게 보이는 노안의 시작, 집중력의 부족, 무섭게 빠지는 근육, 각종 노화의 증상. 이젠 잘 늙는다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그런 시간이 온 건가?
건강검진 결과는 참으로 좋더라...나쁜 수치가 하나도 없다. 살이 많이 쪄서 비만이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그조차도 아니다. 그런데 몸이 계속 피로하고 그런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인가? glucose revolution이라는 책을 샀다. 입에 들어가는 무엇인가가 문제이지 않을까 고민해보고 싶은 것. 단식을 통해 체질을 개선한다는 것이 좋아 보이기도 한다. 단식을 통해 자가면역능력이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너무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보면 최소한 플라시보 효과라도 나오겠다 싶다. 도전해보고 싶은데 잘 할 수 있을까 싶기는 하다.
회사 동료들과 모이게 되면 이런 저런 넋두리를 하게 되는데, 누군가와 친해지는 것과 비례하여 넋두리의 농도가 진해질 때가 있다. 가끔 꿀밤 때리며 말 해주고 싶다. 나는 감정의 쓰레기통이 아니란다. 해소안되는 답답한 마음을 풀고 싶은 것은 이해하지만 매 번 그 말을 들어야 하는 상대방은 재미도 없고 너무 괴롭단다.
롱그헤아에서 쇼토헤아로 변신했고 만복이는 점점 더 삶의 이유가 되어가고 있다. 만복이 덕분에 유여사님이랑도 사이가 좋아도 너무 좋아. 일은 dry period라 너무 안돼서 죽을 맛이라 자주 툴툴, 가끔 괜찮아하며 나를 달래고. 짜증날 때 주변 사람 탓 하는 버릇 고치려고 하고 있고.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새벽부터 일을 과도하게 하다가 이틀 정도는 지쳐서 손을 놓고, 주말에 makeup하는 조금 안 좋은 사이클. 죽겠으니 숨이라도 셔보려고 제주도 가겠다고 떠들고 다녔지만 사실 숨은 이미 잘 쉬고 있다. 그냥 여기 오면 좋아. 이젠 베프까지 내려와 있어 간만에 한 잔 하며 이런 저런 수다. 얘랑 나랑 베프인 것은 우리는 깊이가 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그래도 페이소스가 있는 우리. 자신의 비극을 희극화할 줄 아는...
내 사랑 만복이. 만복이를 기준으로 하는 삶. 만복이로 얻는 행복이 너무 크다. 내 마음이 너무 작아져 있을 때 찾아 온 내 아들. 미친놈 같을 때가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눈에 넣어도 안 아플만큼 사랑스럽다.
회사를 다니면 일도 물론 힘들기는 하지만 결국 가장 힘든 것은 사람이다. energy vampire들... 비슷한 점은 착한 척하는 혹은 남을 배려하는 듯한 말투와 끊임 없는 물질적인 혜택을 통해 자신이 배려하는 그리고 베푸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배려하는 말 같은데 결국은 그 사람의 흠이 될 만한 것들을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는. 직접 그 사람과의 대화나 교류가 아니라 한 사람의 말을 통해 다른 이를 마음 속으로 이런 사람이라고 정해버린 나를 발견했다. 내가 이미 아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걸러서 잘 들은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색안경 혹은 편견을 갖고 바라보고 있는 부분. 가장 조심할 부분.
정도의 차이?
난? 기본적으로 남에게 관심 없다. 내가 중요하니까. 근데 사람 관련 된 일을 하다보니 보기 싫어도 보이는 부분들이 있어. 그래도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장점이 많다고 생각해서 인연을 끊어버리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16:8 비율로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고 오늘로 3주차 월요일이다. 살빠지면 좋은데 그건 부가적으로 나오는 효과일 듯 하고, 저녁 늦에 먹는 것에 의식적인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에서의 시작이 더 크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진대사의 효율이 분명히 떨어지고 있는데도 식이를 의식적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연말연초 회식 몇 번 참가했더니 속이 지속적으로 더부룩하고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바지 위로 배가 넘쳐나가는 불쾌한 기분이 지속되고 있다. 3주차이니 대충 13-14일 정도 했는데 매일 지키지는 못했고, 특히 일본에서 친구가 와서 하루는 거의 새벽까지 수다떨고 그 와중에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시켜서 먹었다.
나한테 잘 맞는 시간 비중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먹는 시간. 6시나 7시쯤 필라테스 다녀오고 노곤해지면 일 조금 더 하고 마무리하고 자면 괜찮다. 재택일 때는 그러하고 출근할 때는 오전 10시부터 6시가 더 잘 맞기는 한다. 이 사이에서 잘 조율하면 될 듯. 위가 비어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니 쓰림 때문에 커피를 자연스럽게 줄이게 된다. 양치를 보통 하루에 2-3회 정도 하는데 한 두 번 더 늘려서 하게 되기도 한다. 매일 지키지 못하더라고 지금부터 서서히 평생 가져 갈 습관으로 만들도록 노력해야겠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육아 하느라 엄청 바빠졌다. 자만추를 추구한다며,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마음과 귀찮다는 마음 사이에서 유예를 즐기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조카 데리고 펫샵을 가버렸고 운명처럼 만복이와 조우. 막상 펫샵가면 예쁜 애를 "고르게"되는 내 모습이 싫을 것 같았는데, 정말 놀랍게도 얼굴, 종류 이런 거 상관 없이 삐쭉삐쭉 뛰어 다니는 이 아이가 내 식구다 싶은 마음이 훅 올라왔다. 말도 안되게 사랑스러운 만복이는 잘 크고 있어 슬슬 사고 치겠다고 발동이 걸리고 있고, 강아지에게조차 호구인 내가 우습기도 하지만, 이왕 맺은 인연, 그냥 너 하나는 진짜 행복하게 잘 키워볼게~ 그래도 아파트 생활인지라 조금씩 안되는 것을 가르치는데 무는 것, 짖는 것은 사실 자유롭게 두고 싶은 마음이 80프로 정도는 있다. 1년 데면데면 하면 평생이 편하다지만 이미 물고 빨고 살고 있는지라 내 스스로 무덤을 마구마구 깊이 파 들어가고 있을 뿐.
26일 일요일, 인스타에서 유명한 운동인의 원데이 클래스: 핀차 기초 수업을 다녀왔다. 무식한 나. 핀차가 뭔지 찾아보지도 않고, 그래 나 뭔가 도전이 필요해라며, 기초수업인데 뭐, 나의 운동 구력이 있지라며 뻔뻔하게 등록. 음 핀차는 고개를 들고 하는 물구나무서기였던 것. 요가 수업을 안 들은지가 오래되었지만, 그 동안 운동 자체를 쉰 적은 별로 없었다 싶었는데, 하루 지난 월요일 아침 말도 안되는 근육통 경험 중.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끼는 상체 힘 부족. 바디피디아의 인바디를 통해 생각보다 내가 근육량이 없고 이 모든 것이 지방이라는 것을 배웠음에도 눈을 통해 머리로 아는 것과 움직임을 통해 몸이 느끼는 것은 현저하게 다른 것임을 다시 한 번 절절하게 깨닫고 왔다. 몸의 무게를 오롯이 버텨야 하는 요가 동작들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며, 기초 근육을 엄청 키워야 하는구나라는 생각만. 그 전에 몸무게를 엄청 많이 줄이는 노력이 더 필요하겠다는 것도 물론. 핀차 동작은 결국 완성해보지도 못 했고, 그 핀차에 다다르기 위한 연습 동작만으로 이미 에너지 소진. 집에 왔더니 시스터가 얼굴에 혈색이 돈다며 칭찬. 당분간 벽에 기대어 핀차를 연습하며 동시에 플랭크 동작을 통해 어깨와 코어 힘을 키워야겠어. 새로이 등록한 필라테스는 여전히 운동이 안되는 느낌. 3일을 연속으로 간 중에 이 동작이 쉽지 않네라는 순간은 한 번. 그냥 놀면 안되니까 가끔 혈액순환 정도는 시켜줘야지 하는 정도. 아 주짓수의 운동량과 동작들이 너무 아쉽다.
시간이 무섭게 별 일 없이 흘러 흘러 간다. 빠르게 지나가는 건 아니야. 매일 매일이 바쁘고 꾸준히 무엇인가를 하고 있으니. 문득 나를 위한 시간에 소홀해지게 된다. 어차피 혼자 쓸 시간 많으니까 하며 생기는 약속을 퀘스트 하듯 클리어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니 순간이 재미있고 웃음으로 가득 차. 그런데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기는 하다. 사람들 사이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는 혼자서 채워넣어야 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