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안와서 기대 없이 보다가 "대박"이라고 입 벌리게 만든 영화. 영화의 매씬이 너무 아름다었다. 심지어 늙은이들만 나오는데.
이 영화를 다운 받기 전 살짝 읽은 영화 줄거리에서는 젊어서 소설 한 편을 쓰고 상류계에 들어 간 작가가 다시 자신의 작품세계를 찾아가는 그런 내용인 것 같았는데, 심지어 주말 낮에 방영하는 영화 관련 프로그램에서도 이 영화를 딱 그렇게 묘사했었다. 그러나 분명 그런 내용의 영화는 아니었다. 그냥 공허한 중년 아저씨의 머릿 속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글 쓰는 인텔리라 이런 저런 예술 행위가 나와서 좋았다. 친구의 딸인 라모나가 죽는 장면이나, 성녀 마리아와 만나는 부분 등 짧막짧막한 씬이 강한 여운을 주며 스쳐갔다. 눈이 즐거웠던 영화.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 잘된 번역인 것 같으면서도 몇 가지 대화나 독백은 곱씹어 보고 싶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