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리아"
취객들은 항상 집을 향해 걷는다. 집이 생각나지 않을 땐 집으로 가는 방향이라고 생각되는 길을 걷는다. 가다가 여기는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니네, 하는 생각이 들면 집이라 믿으며 걷는다. 우리는 늘 취하고 집으로 가지 못하지만 그건 우리가 집으로 가는 길을 모르거나 집으로 가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야. 술을 마시면 마음이 곧잘 파쇄된 얼음처럼 산산조각나곤 하니깐 아무 곳이나 집인가 싶어 그러는 거지. 미친 소리. 미친 소리다.
김금희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
2017. 5. 15.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