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쌓여있을 때 정말 해야 하는 순간까지 그 일을 미루고 싶을 때, 오늘이 그 날이다.
어제는 토요일이라 하루 쉬겠다였다. 나름 복싱이 힘들었는지 열 두시에 일어났다. 잠깐 깨서 아침식사는 했지만 그래도 거의 열두시간을 잤다. 안 움직이면 아플 것 같아서 내 사랑 명동을 방문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마사지샵에 가서 전신 마사지 받고 집에 오니 12시. 금요일부터 12라는 숫자를 기준으로 나름 바쁘게 보냈다.
오늘은 일찍 일어나 작업질 해야지 하다가 괜히 꼬마 보고 싶어 언니네 올라 가서 아침 먹고 꼬마 데리고 도서관 갔다가 이제까지 꼬마 쪽쪽거리며 버티고 있다가 내려왔다. 요새 정말 장경련이 심해서 나 아무래도 대장암 걸린 것 같아. 역시 미인박명이야 라고 떠들다 언니부부에게 개소리 말라고 욕만 잔뜩 들어처먹고 왔다. 우리 욕쟁이 가족들은 꼬맹이의 언어생활 때문에 우리의 평소 사용 언어 수준을 깊이 반성하며 욕을 끊기로 했다.
갑자기 꽂힌 Birdy의 "All you never say" 음악을 크게 틀어 놓으면 집이 까페가 되는 거지. 전화기 밖으로 울리는 음악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 뭐하고 살고 있나 싶다.
내 전화기님이 아주 도셔서 삼십분만에 꺼진다. 터치도 안되고. 근데 바꾸자니 뭔가 아쉽다. 왜 2년도 쓸 수 없는 기계를 2년 약정을 끼고 팔까. 결국 오늘은 작업은 안 하는 걸로. 나름 마음을 정했다. 일요 뷰티 루틴이나 해야지. 벌떡 일어나서 샤워하러 가면 되는데. 이 딱딱한 돌침대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사랑스럽고 포근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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