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이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데도 밑도 끝도 없는 외로움을 느끼게 하던 사람. 꼭 안고 있을때도, 그 주변의 공기가 너무 차가워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다. 내가 무거워질까봐 그가 버거워할까봐 몸을 던져 온기를 나누지 못했다. 가만히 옆에 있으면 언젠가는 이 온도가 조금이라도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만 했다. 끝내는 변온동물이 되지 못한 채 주변의 냉기에서 나를 보호하고자 내 속으로만 한없이 뜨거워져 버렸다. 폭발했다. 그러고는 사그러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