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그립다. 여름 동안은 죄송스럽게도 살짝 기억속에서 멀리 두고 지냈던 듯 하다. 겨울이 오니, 아빠가 아프셨던 것이 자꾸 떠오르고, 그럴 때마다 해드릴 것이 없어, 그저 아빠를 안아드리기만 했던 기억이 자꾸 머릿 속을 맴돈다. 마지막으로 병원에 들어가셨을 때, 약에 너무 취해 정신이 없으셔서, 아빠의 친한 친구분이신 용택아저씨를 계속 찾으며 집에 데려가 달라고 어린 아이처럼 조르시던 기억이 난다. 아빠의 마지막... 사실 의식이 없던 채로 돌아가셔서 임종 중에 자리에 있었음에도 마지막인 줄 몰랐다. 요새 신문에서 읽었는데, 죽음을 준비하게 해드리는 것이 치유 불가능한 환자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우리는, 특히 나는 아빠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시면 내 손을 놓아버릴까봐 아빠의 병세가 어느 정도인지 끝까지 말하지 못하게 언니와 엄마를 막았다. 나는 예의가 없는 나쁜 딸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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