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에 남아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가만히 집에 처박혀서 구미코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정도다. 아니, 구미코는 돌아오지 않는다. 나를 기다리지 마세요, 나를 찾지 마세요, 하고 그녀는 분명히 편지에 썼다. 물론 어떻게 말하든 나에게는 구미코를 언제까지고 기다릴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점점 소모되어갈 것이다. 더 고독해질 것이고, 더 어쩔 줄 몰라 방황할 것이며, 더 무력해질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누구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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