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밤을 누가 톡톡 두드린다

창문을 활짝 열고 귀마저 환하게 연다

늦도록 불 켜진 창에 빗금들이 깃을 부빈다

가볍게 스치는 여린 물빛의 느낌표들

빗금과 빗금 사이 번짐이 함뿍 젖어

투명한 울먹임으로 가슴에 스며든다

뒤척이는 한 영혼과 명징한 빗소리가

적막이라는 따스한 둘레 안에 깨어서

가만히 밤을 넘고 있다, 서로를 기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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