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는거야.
우울할 때.
그럴 때는 그냥 우울하면 되지.
그러고 싶을 때는 그러면 돼.
감기처럼 지나가버려.
이 모든 것들.
잠깐 동안은 지독하게 아파주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훌훌 털어줄게.
나이가 드니까, 편해지는 부분도 있다.
나의 이상한 우울증.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고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고 누구라도 붙잡고 싶어하면서 동시에 누가 있기 때문에 불편해지는.
이것이 시간이 약간 지나면 없어지는 잠깐의 현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죽을 것 같아도 하루 이틀 지나고 나면 괜찮아 진다는 것을.
잠깐 자고 일어나면 그 두근거림의 정도가 줄어든다는 것.
어느 소설의 주인공이 그랬다. 20대의 불안하고 미칠 것 같은 열정이 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지금이 평온하고 더 이상의 격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지 않아 좋다고.
나는 아직 그 평온기에 접어들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거야를 깨달은 지금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