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마셔대면 나에게 문자와 카톡으로 열렬히 고백하는 친구가 하나 있다.

옆에만 있게 해주면 안되냐고 열심히도 이야기한다.

예전의 나 같으면 내가 마음 없는 사람이 날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조차 싫어해서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가슴에 상처가 될 심한 말을 마구 뱉어냈을 것이다. 심지어는 그렇게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가장 기분 나빠할 말을 일부러 찾아내어 했을 것이다.

요새의 나는 어떻게 반응하냐고?

그냥 둔다. 적당히 대꾸해주고, 나 말고 좋은 여자 찾아라라면서 토닥이기도 한다. 왜 그러느냐고? 내가 외로움을 알아서이다. 혼자라는 생각이 주는 무서움을 느껴서이다. 그냥 이 친구도 얼마나 외로울까 싶어서 그냥 두는 것이다. 차라리 이렇게까지 마음이 가지 않는 나를 살짝 원망해보기도 한다.

외로움이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다. 나도, 그 친구도. 그리고 나도, 그 친구도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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