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두려움보다 설레임이 앞선다.
하긴 두려움을 갖는 성격이었다면 이런 행동을 하지도 않았겠지.
무엇이든지 쉬운 건 없으니까 걱정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뭐 잘 하겠지와 안되면 어쩔 수 없지하는 마음이다.
[혼밥]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주방일이 제법 손에 익었다. 점점 장을 보는 재미가 떨어지고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하게 된다. 다행히 야채 좋아해서 있는 야채 때려넣고 알리오 올리오를 가장 잘 해먹게 된다. 오코노미야끼도 생각보다 쉬워서 여러 번 해먹었는데, 이놈의 질림병. 난 소위 "손이 큰 여자"라 일인분을 생각보다 많이 한다. 아얘 확 많으면 반만 먹고 남겨서 다음에 먹으면 되는데, 애매하게 남는 경우에는 음식 쓰레기 될까봐 자꾸 꾸역꾸역 먹게 된다. 살 찌는 건 둘째 치고 속이 영 더부룩. 일인분을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너무 야채만 먹나 싶어 돼지 앞다리살을 사와서 소분해서 1회에 150그람 정도 먹고 있는데 이 또한 생각보다 양이 많다. 고기집 가서 1인분 150그람이면 부족한 느낌인데, 집에서는 고기에 밥만 혹은 밥 안 먹고 상추만 먹는데도 먹기가 버거운 느낌이 든다. 체질적으로 빨간 육류가 안 맞는데 자꾸 밀어넣으니까 힘든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마트에서 잘 손질되어 있는 미국산 임연수를 사서 먹고 있는데, 얘가 생각보다 괜찮다. 해동할 때 우유에 담가 두고 식초 발라서 구우니 비린내도 덜 하고. 양배추 쪄서 쌈장하고 임연수 같이 먹으니 꿀 맛. 이제 많이 익숙해졌으니 그 때 그 때 먹는 음식 사진 좀 찍어서 남겨봐야지!
[서류준비]
남의 나라 가서 일 하려니 비자관련하여 준비해야 하는 서류들이 좀 있다. 한국은 서류 관련해서는 워낙 처리가 빠르니 오랜 준비시간이 필요하지는 않다. personal statement도 샘플 참고해서 휘리릭 썼고. 이러다 비자 안 나오면 어쩌지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석사까지 했고, 여태 쉬지 않고 일해서 나이에 비해 경력도 긴 편이고, 또한 회사 초청이고 하니, 비자 나오겠지?
[조카]
요것이 아직 여섯살이긴 하나 1월초 생이라 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래 앞니 두 개가 많이 흔들리는 중에 부모는 바쁘고 우리 유여사님께서는 허리통으로 고생하고 계셔 내가 데리고 치과를 다녀왔다. 방으로 들어가서 나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었고, 선생님은 익숙하게 아이에게 말을 붙이시다가 아랫니 두 개를 뽑아내셨다. 정말 큰 소리로 펑펑 우는 우리 조카. 서럽게 울며 나와서는 치과에서 주는 반지는 챙긴다. 집에 오는 길에 "너 이제 손가락 못 빤다. 이 빠져서..."라며 또 아이한테 개드립쳤다. 가만히 있던 아이는 드라마 여주인공마냥 서럽게 울기 시작하며 "나 이제 손 못 빨면 잠은 어떻게 자. 옛날이 좋았어, 이가 도로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이 드라마 퀸을 어쩌면 좋을까. 너무 웃겼지만 버스 안이라 민망해서 이모가 농담한거야라고 사실대로 말해줬다. 이 없으신 우리 조카님, 니 초상권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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