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의 작품인데, 제목도 깊은 슬픔인데 왜 안읽고 있었을까 의아해하며 시작했다.

근데 요새 점점 메말라가는 나의 감성때문인건지, 다른 이유인건지 촉촉하게 와닿지 않았다.

누군가를 미치듯이 사랑하는 일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외로움도 덜 타고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조금 더 쿨해졌다.

오히려 신경쓰지 않으니 화를 내지 않는다.

열정이 사라지니 열기가 없다.

화와 열기가 느껴지는 내용에 그냥 빨리 읽어버리고 싶다라는 생각마저 했다.

 

"무슨 일이든 기다릴 수만 있으면, 삶이란 기다림만 배우면 반은 안 것이나 다름없다는데, 은서는 웃었다. 그럴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뭔가를 기다리지. 받아들이기 위해서 죽음까지도 기다리지. 떠날 땐 돌아오기를, 오늘은 내일을, 넘어져서는 일어서기를, 나는 너를."

 

"어젯밤에 은서는 잠들려고 애를 쓰면서 주술처럼, 그는 내 몫의 사람이 아니다, 이제 다시 그로 하여 마음 아프지 말자, 그에게 전화가 오더라도 이제는 그를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하자,고 달래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너만이 나를 사나움속에서 건져내줄 거라고 하던 그 사람이 저이던가."

 

"이 남자도 내게 맹세하듯 말했었지. 너 때문에 살고 싶다고. 나 때문에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니, 완의 그 말은 너무나 커서 내 가슴에 옹이져버렸지."

 

"그냥 다 무서워, 오래된 것들이, 네게 빠져 있는 내 마음이, 저 별이, 기억해야 하는 어린 시절이, 함께 있어도 이렇게 외로운 마음이, 네가 세상에 혼자인 듯이 그러고 앉아 있으면 나는 발이고 더듬이고 다 잘린 것 같아, 무서워."

 

"너에게 이렇게 기울어버린 내 마음이 잘못일까? 사랑한다고 말해버린 내가 잘못일까? 그뒤로 너는 나를 어디에 묻어버린 것 같아. 나는 너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돼버린 것 같아. 그런데도 난 그나마 그런 너조차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서."

 

"상처 많은 사람은 그 상처를 곁에 있는 사람에게 갚는다고 했다던가."

 

"그때 무너진 건 몸이 아니었어. 마음이었어."

 

"이해하고 싶지만 삶은 이해하는 게 아닌지 모른다. 그냥 살아가야 하는 건지도. 그렇기 때문에 아픔이 이렇게 멈추지 않는 건지도."

 

"이렇게 살게 되는 거겠지. 이렇게. 때로 마음을 감추며, 때로 마음을 맞추며. 그래, 이렇게 사는 거야."

 

"지옥이 어디 따로 있겠소. 그리움이 끊긴 마음이 지옥이지."

 

"나 그들을 만나 불행했다. 그리고 그 불행으로 그 시절을 견뎠다."

'취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gon Schiele  (0) 2013.09.06
원만한 대인관계 유지방법 10가지  (0) 2013.08.20
to be successful  (0) 2013.08.12
8월 9일  (0) 2013.08.09
William Somerset Maugham "Moon and Sixpence"  (0) 2013.08.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