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선을 외면한다. 뭐라고 말을 해야 그이의 눈이 다시 나를 찾을까! 머릿 속에서는 수많은 궁리들이 손님의 선택을 기다리는 유리벽 뒤의 창녀들처럼 자신을 선택하라고 추파를 보내고 있지만, 정작 입은 첫날밤을 지내는 어린 새색시의 다리마냥 벌어지질 않는다.
"저,"
'이렇게는 보낼 수 없어요. 기회를 한 번 더 주세요.' 그래 이 말이 하고 싶은 것이다.
"저,"
"할 말 없으면 그냥 일어설게. 이렇게 되어 미안하다"
그는 내 앞에서는 한없이 잔인하고 또한 당당하다. 내가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 순간부터 그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를 바라보던 사랑의 눈길은 무관심의 눈길이 되어버렸고, 나를 위해 넘쳐 흘러나던 시간은 가뭄에 버썩 에어져 쩍쩍 갈라진 땅 사이의 틈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숍을 나갔다. 그의 뒷모습... 테이블 위로 머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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