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꽤 흘러갔다. 이 여행을 통해 내가 성장할까? 확실한 것은 여행은 나를 되돌아보게 해준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기분으로 여행을 왔는지.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의 단점이 너무 잘 보인다. 막연히 나의 단점은 무엇일까였다가, 이제는 그 것이다로 확실하다. 고쳐야겠지.

나의 단점 1. 나는 사람을 지속적으로 좋아하지 못한다. 순간순간 감정에 의해 건강한 인간관계를 망친다. 2. 웃기려는 의도인지, 나도 내 자신을 모르겠지만, 말을 막 하는 병을 갖고 있다. (정말 부끄럽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지만 내 자신에게 정직해지련다.) 3. 누구와 대화를 하던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 하고 따지고 넘어간다. 4.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잘 열지 못한다. 5. 인간 관계에서 나는 선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고 남은 지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어제 센느강 옆에서 같은 숙소에 있던 남자애랑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작은 맥주 몇 병이라 취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왠지 감상적이 되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전부 연애이야기였지만. 재미는 있었다.
이 남자애 심리학 책 많이 읽었고, 어렸을 때 별명이 박수무당이었다고 나에 대해 이런저런 아는 척을 한다.
누구나 나랑 5분만 이야기하면 파악할 수 있는 나의 성격을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자신만 아는 것인양 말한다.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의 특징 듯.

이 남자애 꿈은 "비포선라이즈" 영화의 실제 재연이란다. 여자친구도 있는 것이 꼴갑을 한다 싶었다.
못생긴 것이 은근히 작업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졌지만, 과다한 맥주 섭취로 인한 화장실 통으로 정신이 없어졌다. 화장실을 해결하고 집까지 걸어오는데 길까지 잃어 한참을 헤맸다. 이 부분은 싫지 않았다. 그 밤에 언제 파리를 걸어보겠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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