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놀고. 하루하루 미친 마음이 나를 들었다 놨다 한다. 그러다 남의 글을 봤다. 나의 기분으로 남을 좌지우지하지 말라고. 아닌 척 해도 결국 나는 남의 기분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일 하는 동안은 감정기복을 드러내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다짐. 결국 각자의 인생. 그래도 타인에게 뭔가 도움이 된다는 건 나쁘지 않은 느낌. 가족과 베프가 아닌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뭔가를 해주지는 않는다. 나 역시 바라지 않을거니까.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방향을 공유해 줄 수는 있다. 선택은 너의 판단. 무심히 흐를 수 있는 일상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너의 몫.
틈이 날 때 운동을 했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는 너무 많아진 틈에 게임을 했다. 스트레스 해소가 잘 됐으니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싫은 건 아니다. 다만 게임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다보니 몸을 관리하지 않은 것이 문제. 일주일에 두 번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단지 그것뿐. 3주차이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마음에 휘둘리지 말아야겠다고 오늘에서야 마음이 걷혀진다. 조금이라도 몸이 안 좋으면 바로 정신이 반응을 한다. 틈을 비집고 들어와 모든 걸 흔들어댄다. 여기가 아니라고 하지만 저기를 가르쳐주지도 않으면서. 나를 이기는 운동은 마라톤이다. 내가 극복이 안되면 달리지를 못하게 되니. 내년 동아마라톤을 나가야겠다. 그를 위한 준비를 해보자.

어느 주 금요일 저녁에 은또와 군자 근처의 전여친에 갔었다. 궁금했었다. 기발한 네이밍과 한복을 입고 서빙을 하는 알바생을 지나다가 우연히 봐서. 화려하게 한 판 깔리는 전. 그러나 술이 더 고팠던 날이라 빼른 시간에 너무 취해서 뭘 먹었는지 맛은 어땠는지 기억은 안난다. 이후로 이차도 갔다는데, 이차 술집에서 눈을 반쯤 감고 먹태를 먹었다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다음날 아침이고 다행히 집에는 있었고. 열심히 맛집을 저장해보고 있지만 결국 술 마시기 쉬운 곳을 가게 된다.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는 것에 게을러지면 늙은 거라는데.

 

어느 주말에는 언니네랑 장흥에 새로 생긴 제주에서 온 은희네국밥을 먹으러 갔다. 제주도에서 유여사님이랑 같이 갔을 때 유여사님 엄청 싫어했던 기억. 그런데 이번에 먹으니 뭐 이런 맛있는 맛인지. 그리고 옆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빵순이 아니라 빵은 모르겠지만 커피는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또 가봐야지. 언젠가.

또 어느 주말에는 술도 안 마시는 쭈를 불러다 앉혀 놓고 혼자 소주 나발. 술이 그렇게 필요하다 요새. 일이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은 아니고 그냥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기분에 자꾸 취함으로 도망가고 싶어져서이다. 도쿄의 다른 무엇보다 그리운 야키토리집. 블로그를 드문드문하는데 뭔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도쿄에서 다닌 야키토리집을 기억하고 싶어서? 

지난 주말은 김장에 오롯이 받쳤다. 일년 먹을 김치. 도쿄 살 때 엄마가 보내줬던 기억에 진짜 가기 귀찮았지만 따라갔다. 토요일 차 막힐 걸 대비해서 집에서 새벽 4시 40분에 나갔다. 차는 안 막혔지만 안개도 엄청 긴장되는 운전을. 내 옆 차는 중앙선 넘어 잘도 가더라. 식구들 북적북적. 반복되는 이야기들에도 여기저기 깔깔. 어른들의 연세가 높아지니 한 세대가 마무리되고 있구나라는 쓸쓸함은 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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