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보낸 주말. 몸 만드는 운동도 제대로 하고 싶고 너무 우울해지던 주라 평소의 나와는 다르게 오히려 술을 피했다. 사실 금요일 저녁은 친한 동생 만나 우에노에서 고기로 일차하고 해산물로 이차했지만 술은 가볍게. 어린 것이 개념 없이 들이 대는 것 같아 살짝 짜증났지만 나이 든 여자답게 웃으며 적당하게 쳐내줬다. 나는 진짜 이해 안 가는 남자들의 말투. "니가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 진작 대쉬할 걸..."이런 류의 커멘트. 내가 너까짓 것한테 관심 없다는 것이 포인트라는 것을 모르나. 

토요일은 낮에 내내 자다가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일어나서 우에노 파르코 5층에 있는 나름 엄청 애정하는 스타벅스에서 공부했다. N3공부 중인데 N2해도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막상 문제 풀어보면 많이 틀리고.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이왕 시험 보기로 마음 먹은 거 열심히 공부해야지.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다 보니 단어나 표현을 외우에 되어 갑자기 일어 실력이 일취월장한 느낌이다.

​이날 착장이 마음에 들어 사진을 남기고 싶었으나 키 작은 나에게 너무나 길어버리는 트렌치는 모든 것을 가려버리고 포대 뒤집어 쓴 느낌만 주는 듯. 옷을 사랑하면 마른 몸이 진리하는 것 누구보다 잘 안다. 다만 금생에 마르기는 그른 것 같아 그냥 적당히 옷이 잘 맞는 수준으로 살은 빼야겠다 다짐.

​센치한 감성에 찍은 사진. 우에노 공원. 

​당분간 건강하게 잘 챙겨먹자 싶어 요새 열심히 요리해서 먹는다. 사진을 안 찍으니 냄비 혹은 일회용기 채로 밥을 그냥 먹게 되는 경향이 있어 사진을 찍기로 굳은 결심. 나를 위한 것에는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자는 생각이다. 일요일 아침 식사를 위해 임연수 굽고 된장국 끓임. 된장국이 꽤 먹을만 하면서도 뭔가 빠져 아쉬운 느낌이 있었는데, 이 글 쓰면서 기억났다. 그것은 마늘.

​그리고 사이에 집에 있기 싫어 레이크타운 코시가야 가서 세일하는 나이키 에어맥스 사들고 온 나란 미친 여자. 술까지 안 마시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없어 쇼핑을 하기는 하는데 그냥 한심하다고 느껴졌다. 쇼핑 몰에서 쇼핑하다 말고 화장실 가서 엄청 울었다.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적당히 식힐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서 화장실로 달려 갔다. 그냥 힘들었나 보다. 타지에 나와서 정말 혼자인채로 살아간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웠지만 정말 괜찮은 건 아니라는 걸 배우고 있으니까. 일이나 사생활은 한국에 있을때도 똑같이 힘들었지만, 정말 오롯이 혼자서 견딘 건 아니니까. 가족이든 친구든, 특히나 나에게 관대한 가족들과 친구들 덕분에 실컷 어리광을 부렸었다고나 할까. 힘들다 보니 괜히 유여사님한테 섭섭하기도 했고. 돌아갈 곳이 없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 때문에 슬퍼지기도 했고. 정신 차리자. 그래도 한껏 울고 나니까 기분은 훨씬 나아졌다.  

두번째 해먹은 건 홍어 찜과 양배추찜. 나 그냥 저냥 요리먹을만하게 하는 여자. 찜이라는 요리에 빠지고 있다. 재료 느낌도 잘 살고 아무 양념이나 대충해서 올려도 고급진 맛이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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