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는 글을 쓰는 사람이 묻어 나겠지?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를 읽다가 문득 황정은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내가 전경린이라는 소설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이유에는 사실 그녀의 실제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읽었던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녀의 이야기 속의 떠돌아 다니는 여자들처럼, 그녀도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자꾸 떠돈다는 이야기를.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모티브인 그림자가 돌연 일어서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그림자를 따르지 말라고 서로를 말린다. 그러나 한 켠으로는 따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은교와 무재... 두 사람... 사랑하는 걸까... 그에 대해 한참 고민했다. 사랑하기는 하는 것 같다. 사랑이 표현되는 스펙트럼의 차이일 뿐.

답답하게 그려지는 서울의 한 켠. 얼마전에 본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겠지.

문득 내 그림자를 찾아보려했다. 나는 그냥 그림자가 일어나면 따라갈거야...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나의 그림자가 일어났으면 하고 오히려 바라는 마음은...

 

"그녀가 결국 그림자를 견디지 못해서 죽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그 앞에서 그것들을 들여다보며 이런 것들 때문에 죽는구나, 사람이 이런 것을 남기고 죽는구나, 생각하고 있다가 조그만 무언가에 옆구리를 베어 먹힌 듯한 심정이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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