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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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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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일
지금 사용하고 있는 향수 병이 바닥을 보이고 있어 시향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마침 일이 있어 들린 롯데백화점 1층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간 크리스찬 디올 매장에서 몇 개의 향을 맡아보고는 바로 머리가 띵한 느낌에 한 번에 여러 개 향수의 시향은 역시 무리인가라고 생각하고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려고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걸어가던 길에 눈에 들어 온 랑콤매장. 갑자기 몇 년을 사용 했음에도 그 향이 잘 기억이 안 나던 미라클의 향이 맡고 싶어졌고 매장 직원에게 시향을 요청했다. 시향지에 뿌려진 향을 맡는 순간 느껴지는 상쾌함. 이거다 싶어 백미리를 구매했고 친구 결혼식 축하를 위해 일산을 향하는 길에 추리한 모습이 싫어 새로 산 향수만 포장을 풀러 손목끝에 뿌리고 귀밑을 비볐다.
친구의 신랑될 사람까지 총 5명이 모인자리에서 이런 저런 수다를 떠는데, 문득 나에게 풍겨오는 향이 너무 좋은게 아닌가! 이 느낌이 좋아서 꽤 오랜 기간 이 향수를 사용하고 좋아하는 지인들에게는 선물까지 했었는데, 그 동안 선물로 들어 온 향수를 써버리고자 이 상쾌함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다.
문득 느낀것이지만, 선물로 들어 왔던 향수는 샤넬의 샹스로 이상하리만치 비슷한 시기에 여러 사람에게 선물을 받아 같은 이름내의 종류별 심지어 사이즈별로 여러 병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2년 가까이 샹스만 뿌리고 있었다. 샤넬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있고, 향도 물론 좋았음에 크게 불만은 없었지만 샹스는 나에게 여운을 주지 않는 향수였다. 바람에 흘려오는 나의 향기를 인지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였는데, 샹스를 뿌리고부터는 그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미라클은 나에게 그 여운을 다시 안겨 주었다. 향수도 궁합이 있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것 같고 나에게 잘해주는 것 같아도 내 스스로 그 고마움을 느낄 수 없게 한다면 값비싼 향수같은 존재인 것이다. 값비싸니까, 좋은 것 같으니까 사용은 하지만 항상 아쉽고, 내 것이 주는 편안함을 전혀 주지 못하는 것. 미라클의 살랑거리는 냄새를 맡으며 미라클 같은 사람을 주변에 두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했고, 샤넬 향수 같은 지인들을 과감히 포기하자라고 이어서 생각했다.
9월 15일
내가 맺는 인간관계라는 것이 항상 이런식이다.
남녀관계든, 친구사이든, 직장동료와의 관계든,
혼자서 내가 정한 기준대로 최선을 다한다.
그때는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상대방에게 정확히 밝히지도 않으며 본인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결국에 포기한다.
나를 노력하게 하고 좌절하게 만드는 관계는 힘들어라고 간단하게 생각해버린다.
그리고 포기한다.
상대방은 내가 노력했는지, 그리고 지쳐서 포기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게 된다.
내가 바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