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사연이라는게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인데, 사연이라는게 생기면 그만큼 편견이라는게 생겨버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지게 되는 것 같다.

그 상황에 있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생겨나는 관대함이 사라지는 것이 싫다.

난 사연없이 살고 싶다.

 

아빠 기일이라 추모관 예식실 예약 전화를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눈물이 밀려 온다. 기댈 곳이 필요한데 아빠가 계시면 좋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어캠프  (0) 2014.02.21
2월 12일  (0) 2014.02.12
11월 19일  (0) 2013.11.19
11월 14일  (0) 2013.11.14
11월 9일  (0) 2013.11.10

아침에 출근을 위해 집에서 나와 역까지 걸어가는 길. 여느 때처럼 무심코 집에서 나와 길을 건넜고, 앞에 가는 여자의 발뒷꿈치를 보며 따라 걸었다. 보통 그 길은 역으로 이어진 길이라 이른 시각에 사람들이 향하는 곳이 대부분 같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앞에 가던 그 여자,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역으로 가는 큰 길에 다다르기 전에 오른쪽으로 꺾어져서는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내 시선이 끝난 곳에 가서 그 여자가 향했던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좁은 골목길이 보였다. 역과 이어져있을 법해서 길을 따라 걸었다.
내가 좋아하는 골목길. 난 이런 길들이 좋아서 도쿄에 자주 간다. 관광지 안 가고 그냥 아무 역에서나 내려서 구석구석 돌아다닌다. 그러다 찾은 곳도 많다. 알고보니 관광지였던 곳들. 유럽에서도 그랬다. 집 근처에 이런 길이 있었다니... 마냥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월 12일  (0) 2014.02.12
12월 25일  (0) 2013.12.25
11월 14일  (0) 2013.11.14
11월 9일  (0) 2013.11.10
11월 5일  (0) 2013.11.05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가 "그럴 수도 있지"로 바뀌는 건 수용일까 타성일까. 어느 쪽도 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안 드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25일  (0) 2013.12.25
11월 19일  (0) 2013.11.19
11월 9일  (0) 2013.11.10
11월 5일  (0) 2013.11.05
11월 4일  (0) 2013.11.04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계절
그러나 사뭇 강해진 나
김장하러 외갓집 내려 왔다가 고속도로 풀릴때까지 기다리느라 빈 방에서 멍때리고 있다. 식구들이 북적북적하다 다들 떠나고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숙모, 엄마와 나 이렇게 여섯이 남았다. 여섯명에겐 넓고 적막한 집...
괜찮아요?라고 물어볼까 하다 문득 그 친구가 생각났다. 여행을 유난히 좋아하던 나라서 혼자서 불쑥불쑥 며칠을 없어지곤 했었다. 그때마다 돌아와보면 온갖 사고를 치던 그 친구. 너가 없어서 그렇다는데 짜증이 아닌 짠한 마음이 들게 하던 너. 같은 종류의 인간이 아님에도 같은 마음이 드는 건 무엇인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혹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싫다. 사람이니까. 근데 마음이 떠났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안다. 안녕.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19일  (0) 2013.11.19
11월 14일  (0) 2013.11.14
11월 5일  (0) 2013.11.05
11월 4일  (0) 2013.11.04
11월 1일  (0) 2013.11.01

"독서를 하는 이유는 남이 침범할 수 있는 내면을 갖기 위해서이다."

-김영하

 

남이 쉽게 침범하는 내면을 가졌던 것 같다.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상처입고 괴로워했던 것 보면.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더 읽어야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14일  (0) 2013.11.14
11월 9일  (0) 2013.11.10
11월 4일  (0) 2013.11.04
11월 1일  (0) 2013.11.01
10월 31일  (0) 2013.10.31

마음이 건강하다는 것은 완벽한 행복, 완벽한 자신감, 완벽한 자기상을 갖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불완전하고 부족한 모습도 수용할 수 있는 것, 결점이 있는 타인을 수용할 수 있는 건, 아픔을 알면서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낙천성을 갖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음의 건강이 아닐까.

 

<<조영은 "왜 나는 늘 허전한 걸까">>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9일  (0) 2013.11.10
11월 5일  (0) 2013.11.05
11월 1일  (0) 2013.11.01
10월 31일  (0) 2013.10.31
10월 28일  (0) 2013.10.28
난 나보다 우세한 위치에 있는 당신이 나에게 부리는 농간이 싫어졌다
네가 하는 행동 따위는 나에겐 큰 부담을 주지 않아라며 떠는 거만이 싫어졌다
적어도 난 치열했다 열정적이었다
당신도 조금은 치열해야 했고 조금은 더 열정적이어야 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5일  (0) 2013.11.05
11월 4일  (0) 2013.11.04
10월 31일  (0) 2013.10.31
10월 28일  (0) 2013.10.28
인생의 즐거움  (0) 2013.10.19

그럴 때가 있는거야.

우울할 때.

그럴 때는 그냥 우울하면 되지.

그러고 싶을 때는 그러면 돼.

감기처럼 지나가버려.

이 모든 것들.

잠깐 동안은 지독하게 아파주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훌훌 털어줄게.

 

나이가 드니까, 편해지는 부분도 있다.

나의 이상한 우울증.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고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고 누구라도 붙잡고 싶어하면서 동시에 누가 있기 때문에 불편해지는.

이것이 시간이 약간 지나면 없어지는 잠깐의 현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죽을 것 같아도 하루 이틀 지나고 나면 괜찮아 진다는 것을.

잠깐 자고 일어나면 그 두근거림의 정도가 줄어든다는 것.

어느 소설의 주인공이 그랬다. 20대의 불안하고 미칠 것 같은 열정이 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지금이 평온하고 더 이상의 격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지 않아 좋다고.

나는 아직 그 평온기에 접어들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거야를 깨달은 지금이 좋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4일  (0) 2013.11.04
11월 1일  (0) 2013.11.01
10월 28일  (0) 2013.10.28
인생의 즐거움  (0) 2013.10.19
10월 17일  (0) 2013.10.17

전철 안에서 눈 감고 얕은 잠에 빠져들락말락 하고 있는데 첫 남자친구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알려올 때가 왠일로 머리에서 떠올랐다. 이제서야 가슴이 철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 아파. 나와 헤어진 사람들은 곧잘 결혼을 하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했던 사람이 보이질 않았네 하지만 이제 생각해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1일  (0) 2013.11.01
10월 31일  (0) 2013.10.31
인생의 즐거움  (0) 2013.10.19
10월 17일  (0) 2013.10.17
10월 15일  (0) 2013.10.15

내가 낳지 않았음에도 내 인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이 아이. 내 언니의 딸, 사랑하는 내 조카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 31일  (0) 2013.10.31
10월 28일  (0) 2013.10.28
10월 17일  (0) 2013.10.17
10월 15일  (0) 2013.10.15
10월 9일  (0) 2013.10.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