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말을 하고 싶은 본능을 갖고 있다.
비밀이 지켜지기 어려운 이유도 그 때문이다.
말을 하고 싶은 본능처럼, 인간은 또한 천성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말을 하든지, 그 것을 글로 쓰든지 두 가지 행위는 결국 말과 글을 통하여 자기 나름대로의 독자를 갖고 싶어하는 무의식적인 작업일지도 모른다.
말하는 사람은 말하는 대로, 쓰는 사람은 쓰는 사람대로의 지켜야 할 도덕이나 의무 같은 게 있을 것이다.

 

조경란 동아일보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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