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5일


소주 한 병 마시고

이불 뒤집어 쓰고

펑펑 울고 싶다.

 

내가 지금 이렇게 우울한 이유는

일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나다.

모든 것이 안정이 된 지금의 나는 벌써 29이다.

끔찍하다.

 

아 29...

29...

29...

 

게다가 서른이 되기 남은 것이 고작 몇 달.

 그 아쉬움에 미친 듯 놀아도 마음이 허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매달려도 절망적이지 않고,

가족으로도 충만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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