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는 것: 예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썼다. 마음 속에 머릿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뛰쳐 나오려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나라는 사람이 한 군데 진득하게 앉아서 무엇인가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금은 차분해졌고, 집에 있는 시간도 많아 졌고. 그냥 시작이라고 외치고 쓰기 시작하면 되는데 쓸 말이 없다. 마음이 건조해졌나보다. 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항상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그것들을 끄집어내서 창작하는 작업이 멋있어보였다. 지금도 그렇다. 다만 정말 직업으로 원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숨어 있고 싶은 관종이다. 나라는 사람. 누군가 계속 알아봐줬으면 좋겠는데, 그 시기가 내가 알아봐달라고 표현하기 전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모순이다. 그리고 글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스스로도 의문을 갖고 있다. 이렇게 가끔 쓰는 일기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못난이가 된다는 것: 회사를 다니고 있다. 그렇다보니 싫든 좋든 이런 저런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이야기를 나눈다. 루저의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종종있다. 본인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을, 혹은 인정 받지 못하는 것을 외부에서 이유를 찾으려는 사람들. 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일을 하더라고 고성과를 내며 주변에 인정받는, 잘 하는 사람은 잘 한다. 일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잘 이해하고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마냥 주어진 환경과 일을 탓하기는 하면서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회사가 그렇다고 한다. 그냥 안타까웠다. 특히 친구라고 생각하는 이가 그런 멘탈로 고통 받고 있는 것 보니 뭔가 그럴싸하게 충고를 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말았다. 그냥 같이 욕해주고 환경 탓해줬다. 자주 만나면서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로 내가 힘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의 어설픈 충고로 바뀌는 것도 없겠다 싶어서였다.
그나마 봐줄만 한 나: 오늘은 일요일. 낮에까지는 언니네가서 넷플릭스 보고 밥 먹고 뒹굴거리다 오후에 내려와서는 두 시간 가량 공부했다. 이코노미스트 읽었고, 일본어 공부도 함께 했다. 점점 인생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마음이 무거운데, 이런 류의 공부들은 그래도 나라는 사람이 그나마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게 해준다. 게임이나 쇼핑은 나의 불안한 마음을 잠시 제쳐두게 해주지만, 그 잠시의 쾌락이 끝나는 순간 더 큰 허무함을 주니까 지속적인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이 아닌 것을 안다. 단어장이 일본어와 영어로 빼곡하게 쌓여가는 것에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 운동도 다시 열심히 한다. 원래 운동은 온앤오프가 있었지만, 오프기간에 떨어지는 체력의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많이" 보다는 "꾸준하게"가 중요한 듯하다. 몰아서 피로한 운동 할 생각 하지 말고 꾸준히 글로잉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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