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동일한 업에 있는 사람들은 말이 많다. 이건 직업병. 그래서 나도 말이 많은 편이다. 아니 많아진 편이다. 그리고 대화와 대화 사이의 공백을 잘 못 참는다. 이건 직업병 탓을 하기에는 내가 원래 그랬다. 20대 사회에 막 발을 들였을 때는 공백을 못 참고 아무 말이나 쏟아내는 자신이 너무 싫어서 반성의 시간을 종종 가졌던 것 같다. 반성의 결과로 머리 속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 버릇 때문에 가식적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생각하는 바를 말로 내지 않는 것 같다고. 맞는 이야기. 내 생각들이 입 밖으로 나오면 말 그래도 상대방을 칼로 베어버리는 정도의 상처를 줄 것 같아서가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내가 하는 말의 진실성이나 사실여부를 나조차도 믿지 않아서.

요새 힘들다.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나고 떠들다 보니 그들의 말에 상처를 입는다. 그냥 안 해주면 고마울 말들을 무심코 뱉어내는. 몰라서 그러는 걸까 의도를 갖고 그러는 것일까를 계속해서 고민하게 하는. 많은 시간을 일하는 데 써버리는 요새, 이러한 고민들에 할애하는 시간이 아까우면서도 놓지는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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