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휴가 - 구정 전 주 금요일부터 휴가를 내어 구정 주까지 이어지는 열흘 가까이의 쉼의 시간을 보냈다. 특별히 어딘가를 갈 생각은 아니었고 정신적으로 쉬고 싶었다고 해야 하나. 일이 힘들었다고 하면 그 건 거짓말이고 그냥 사람들과의 부대낌에 조금 지쳤어서 오랜 시간 쉬면 생기는 일 하고 싶다의 마음이 생기기를 기대해보는 휴가였다. 은또, 쭈 만나서 술도 실컷 마시고 일본에서 온 친구를 일년만에 만났고 조카와 잠실 가서 쇼핑도 하고 그 외에는 거의 언니네서 먹고 자고의 반복. 공식 연휴 전까지는 아침마다 필라테스 수업도 들었다. 게임도 많이 해야지 했었지만 어깨의 피로도가 너무 높고 은근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그냥 하다 말다. 게임을 밤새 하는 것도 어릴 때의 이야기인가 보다. 가고 싶은 레이드 팟이 늦게 생겨 따라갔다가 고작 새벽 1시를 넘기지 못하고 레이드 중에 잠들어 버렸다. 그리고 일요일이 되었는데 일 하고 싶다의 마음이 올라오지 않았다. 휴식이 더 필요한 거니?

놀아 준다? - 특정 친구를 언급하며 내가 그랬나보다. 조카가 문득 이모는 왜 놀아 준다고 그래?라며 나에게 물었다. 내가 그런 마음이기 때문이다. 모든 친구가 만나서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은 친구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친구가 아닌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 중 몇몇 친구에게는 깊은 심호흡을 하고 그래 한 번은 만나야지라는 마음이 든다. 근데 그렇다면 친구를 그만 두는 것이 맞는 것일까? 나의 소중한 시간을 쓰면서 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일까 하다가도 마음 한 켠으로는 모난 성격에 얼마 안되는 친구들인데 그래도 만나서 얼굴 한 번이라도 봐야지 하고. 그러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저렇게 이야기 하나 보다.

과식 - 금요일에 술을 과하게 마셨기 때문에, 그리고 토요일에 술을 또 마셨기 때문에 그 분이 또 오셨다. 그 위의 헛헛함은 나같은 숙취를 같고 있는 사람만이 알 것. 머리가 아프다던가 토할 것 같다 등의 일반적인 증상이면 차라리 해결이 쉽다. 진통제를 먹거나 차라리 토를 해버리면 되는 것. 술을 어설프게 많이 마셨을 때 나에게 매 번 오는 위의 헛헛한 증상. 배고픈 느낌이어서 먹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아 과식을 하게 되는데, 보통은 과식을 하면 많이 아파지지만, 술 마신 다음날만큼은 괜찮다. 근데 과식이 하나의 패턴이 되어 며칠 지속하고 나면 엄청 아파지는게 문제이다. 정말 많이 아파진다. 특정하게 위의 한 부분이 아프다 이런게 아니다 위와 배는 가득 찬 느낌에 몸 전체가 짜부러지는 느낌.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그렇다고 깨있을 수도 없게 되는. 자꾸 나의 몸을 발견한다. 어쨌든 해결책은 금주라는 것. 알콜성 우울증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이 아픔을 감수하면서 술을 마실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술만큼 인생의 재미를 가져다주는 것은 없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할 때라는 막연한 깨달음과 나의 인생의 한 장이 또 다른 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

먹자 - 코로나로 나돌아다니는 것에 엄청난 제한이 있지만 그래도 간혹 친구들을 만나서 다닌 핫하다는 식당이나 커피숍을 가보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매번 사진을 남기지는 못하고 있어 모든 것을 기록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사진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도쿄 살면서 부터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부리, 방어. 한국에서도 맛있다. 다만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내심 손해 본 이상한 느낌. 어리 굴젓은 맛있지만 항상 누가 먹고 죽었단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고 있어서, 먹으면서도 내일 난 살아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항상 급사하여 죽고 싶지만 그 죽음이 아름다웠으면 하는. 뭐 그런 말도 안되는 똘끼. 식중독으로 죽으면 엄청 구릴 것 같다는! 

 

 

도렐. 제주도에서 시작한 곳이란다. 너티클라우드라는 메뉴가 유명하다고 해서 마셨다. 카멜 커피에 너트 폼을 얹은 것 같은 맛. 맛있었다. 그러나 양이 부족하여 커피를 2차로 더 마셨다.

 

 

예전부터 좋아하는 아그라. 어느날 하루 출근해서 아그라에서 점심 세트메뉴를 혼자 시켜먹었다. 샐러드 브레드와 탄두리 치킨까지 같이 나오는 세트. 난 여기 탄두리 치킨이 좋더라. 달달하니. 세계의 음식이 한국화 되면서 달아진다고들 하는데 어쩔 수 없는 듯. 한국인인 나의 입에는 단게 맛있는 걸.

 

 

어느날 점심으로 먹은 삼겹살 구이 덮밥. 요건 사실 삼겹살에서 돼지 향이 진하게 나서 맛은 없었는데, 덮밥의 구성품을 보고 아 이렇게 덮밥 해먹으면 되는구나 기억하고 싶어 사진을 찍었다. 얇게 저민 양파와 김가루, 상추, 계란 후라이를 기본으로 메인 하나를 올리면 매우 근사한 한끼의 덮밥 요리가 완성된다는.

 

 

한식 좋아하는 나. 이 음식을 같이 먹은 친구와는 그런 식으로 엇갈린다. 내가 좋아하는 생선구이 식당을 일부러 찾아 준 친구, 그리고는 삼치와 순두부 찌개를 시켜버리는. 난 둘 다 싫어해. 난 고등어나 임연수, 그리고 생선구이와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원한다고. 맛있는 집이었으나 나에게는 40프로 부족했다.

 

 

팬시한 커피숍. 인테리어도 예쁘고 커피숍 내에서 팔던 기물들도 예쁘고 커피도 맛있었고 카라멜 브라우니는 정말 기억나고. 근데 의자가 너무 불편해서 못 앉아있겠더라. 분위기와 커피를 즐기고 나라에서 정해 준  한 시간 이내에 부랴부랴 나오게 되는 곳.

 

 

그리고 너무너무 사랑하게 된 야끼토리. 망원동의 과일가게. 머리에 쏙 넣었다. 사장님 혼자 운영하여 손님을 다 못 받더라. 어찌나 야끼토리가 맛있던지. 구운 솜씨도 훌륭했고 우선 닭 자체의 신선도도 높았다. 내가 일본에서 먹은 야끼토리는 조금 탄성이 있었다면, 여기의 야끼토리는 부드러운 질감. 양쪽 다 좋아. 사진 외에도 이것저것 시켜먹고 소주 한 병 나발 불고 8만원 정도 나온 너무너무 좋은 곳. 

 

 

술 마시다 마지막에 꼭 생각나는 회. 오복수산이었던 듯. 체인이면 퀄리티 유지를 잘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난 여기는 별로였다.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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