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날은 오전 5시 기상. 확실히 전날 마사지를 받아서 그런가 마스크팩하고 폰 보고 있다가 떨어뜨리고는 그대로 기절. 자다가 마스크팩도 고이 벗겨서 잘 놨더라. 기억에는 없지만. 빨리 깼으니까 빨리 나왔다. 시내가서 아침 먹어야지 하고 6시 30분에 출발. 오늘 나름 일정은 국립고궁박물관과 쫑샨 구경.
나란 인간의 문제점은 가끔 구글 지도를 멋대로 해석하는 것. 거꾸로 타놓고 환승 안되나 고민하다 결국 역무원에게 물어봤더니 반대로 왔단다. 좀! 있는 그대로,  꼼꼼하게 챙겨서 보자 인간아.
역시 더운 나라의 하루는 빨리 시작하고 늦게 끝난다. 6시 30분부터 나돌아다녀도 길에는 사람 한가득. 7시 30분쯤 되면 학교 가는 어린이들이 벌써 나와있다. 싱가포르에서도 보고 느꼈던 것들.
구글에 breakfast 검색해서 대충 별점 높은 곳 찾아갔다. 나의 선택 진심으로 칭찬해. 매운소스 스파게티 시켰는데 고기랑 계란이 추가 되어있고 소스가 뭔가 후추로 매운 그런 맛인데 저세상급 맛있는 맛. 소스에 옥수수까지 싹싹 긁어먹어 진심 역류성식도염 도지게 배뻥. 이삼십분 먹는 남짓에도 손님이 정말 끊이지를 않았다. 그리고 홈메이드 두유. 살짝 달았지만 연한 콩물이라 기분좋게 벌컥벌컥 드링킹.

쓰린역 앞에 라떼. 매우 꼬숩. 칭찬해.

9시에 문여는 국립고궁박물관 8시 40분부터 가서 버티기.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 전시가 강하지 않은 곳인데도 진짜 좋았다. 도자기만 보고도 일주일 내내도 있을 수 있어. 명청나라 시대의 엄청난 세공력이란. 과도한 사치인 건 명백하지만 또한 누구나 능력만 된다면 갖고 싶을 것들. 이런 박물관 가면 3개국어 알아 들어서 좋다. 여기저기 투어 끼어서 듣는 재미. 확실히 관람객 예절은 일본인들이 좋은 것. 한국인들 박물관 떠나가라 소리지르고 다녀서 창피할 뻔 하다가 더한 대만, 중국인들 있어서. 그래 괜찮네 했다.

별렀으니까 먹어야지 핫팟. 훠궈. 와. 또 새로운 마라맛. 왠일인지 이번에는 진짜 매운 마라맛인데 이 또한 맛 있는 것. 엘사 덕분에 팔각에도 적응해버렸네. 나중에 소고기 나왔는데 이미 배가 너무 고팠던지라 사진 포기. 음료가 무료인데 밀크티가 달지도 않고 마라맛을 중화시켜줘서 두 잔 마셔버렸다.

못 먹고 가는 줄 알았네 망빙. 맛은요 그냥 그래. 내가 가게를 잘 못 들어간거지 뭐...

역시 취미는요. 쇼핑이요. 성품생활이라나 가봤다. 살 것 정말 하나도 없지만 그냥 좋더라. 레트로 감성의 소품이나 그나마 개성있는 브랜드가 있었다. 여태까지 사진은 안 찍었어도 쇼핑몰은 다 들어갔는데 제일 나았던 듯.

쫑샨거리. 연트럴파크까지는 아니고 공트럴파크 정도. 요런 건 한국이 잘 하는 듯.

지금 숙소가 라오허제 야시장이랑 너무 가까워서 그냥 들려보게 된다. 덕에 3만보 넘겼지. 이틀 2만 5천보씩 오늘 3만보. 골반이 나갈 듯. 내일은 정말 살살 가고 싶었던 패션 하우스만 두 개 정도 가보고 끝내야지. 내일 목표는 만보 미만.

취두부 냄새만 맡으면 자동 식욕감퇴. 다이어트의 최고 친구 취두부. 그래도 석가 못 먹어보고 가면 억울할까봐 사서 한 조각 맛만 보고 냉장고행. 덜 신 석류맛에 식감은 푸석한 배.

열심히 싸돌아 다니던 중에 전회사의 오퍼를 받았다. 살면서 오퍼를 이렇게 안 궁금해 해보기도 처음. 어차피 받던대로 주는 거니까. 요새 전회사와 이야기 시작하는 바람에 여기저기 콕콕 쑤셔 놓은 곳들 수습을 해야 한다. 사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다시 일본을 가자고 마음을 먹었고 그래서 전회사 말고는 한국의 회사들의 면접 요청은 정중히 거절. 지금도 고민은 된다. 무소의 뿔처럼 계속 혼자 돌아이 될 수 있을까? 과연 한국에서? 다만 전회사는 나의 돌아이 정체성을 누르지는 않는 곳이니까. 뼈갈며 일만하면 노터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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