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새벽 4시 14분. 더운 나라이니 야행성이 되어야겠다고 해놓고는 열시쯤 잠들어 새벽 두 시쯤 깼다. 배고파서 깼는데 방에 먹을 게 없어 앞에 편의점 다녀왔다. 빵하고 라면 싫어하는 나로서는 먹을 게 없어 휙 둘러보고 도로 와서는 아침 식사 때 쟁여 놓은 바나나 먹었다. 뭔가 불량하게 매운 것을 먹고 싶은데. 얼른 집 구해서 고추장하고 고춧가루 좀 사다놓고 싶다. 이런 가 보면 곧 죽어도 한국인?
수요일은 하루 종일 바빴다. DBS 은행 가서 계좌열었고, 현재 잔고 0달러… 가난해. 그리고 백신접종 등록. 동전 결제가 힘들어 결국 여기저기 카드 쓰고 다닌다. 그리고 가이드한테 로컬 푸드 먹고 싶다니까 데려 가 준 곳. 미슐랭 스타 받은 치킨라이스라는데 3.5달러 정도니 엄청 저렴. 역시 밥은 해 먹지 않는 것으로. 그리고 하얀 저것은 쌀로 반죽한 거라는데 떡이라고 하기에는 내가 아는 질감과 너무 달라서. 죽을 굳힌 질감이라고 해야 하나. 고명은 무말랭이 비슷한 것이라고 했다. 치킨라이스이건 라이스케이크이건 맛있었다. 아는 맛있는 맛. 근데 더워도 너무 더워서 약간 멘탈이 나갔다. 예전에 은하랑 다낭에서 낮에 돌아다니다 절교할 뻔 한 그 기분. 음식도 안 들어간다. 이 나라 살면서 살 찌면 내가 이상함 사람일 듯.
그리고 여기저기 앞으로 일하게 될 오피스와 살만한 지역들 투어했다. 이사하기 귀찮을 것 같아 현재 레지던스에서는 최소한의 것들만 사고 있다. 얼른 집 구해서 쇼핑병 치료해야 하는데… 근데 어마무시한 집값때문에 쇼핑 욕구가 줄어들 수도.
회사에서 아이폰과 맥북이 왔다. 폰은 이미 등록이 되어 있는 듯 하다. 핫스팟이나 신나게 땡겨 써야지. 첫날 오리엔테이션 전에는 회사 출근 못한다고 한다. 신삥 맥북 받으니 좋네~ 스티커 덕후로서 좀 붙여 줘야지!
그리고 아침에 쟁여 놓은 버터로 남은 로스트 치킨 볶아서 먹었다. 여기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인데 쭈가 극찬한 이유를 알겠다. 잘 달궈서 볶으니 뭔가 바삭하니 고루 잘 익는다. 로스트 치킨 육천원 주고 사서 세 끼 정도는 먹으니 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