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둘러봐야 사방은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

우습다

내 평생 헤매어 찾아온 곳이 절벽이라니

 

끝내 삶도 죽음도 내던져야 할 이 절벽에

마냥 어지러이 떠다니는 이 아지랑이들

우습다

내 평생 붙잡고 살아온 것이 아지랑이더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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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학원 다닌지 몇 개월 째이나 툭하면 결석을 해서 실력이 그리 늘지는 않는다.

이거 그린지가 벌써 한 달이 되어가지만 이 주전자를 완성한 후 학원 자체 방학해버렸기에 이후 그림이 없다. 

어제 토요일 오랫만에 복귀해서 무한집중하며 3시간 스케치질!

3시간 내내 스케치만 뜬 내 소화기는 오래 끌지 말고 다음주 중에는 완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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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질 김효 ㅋㅋ

그리고 나니 뭔가 이상해!

그래도 유화로 꽃을 그리기 시작하는 그날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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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인이다.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에 쭉쭉 와닿아서 한 번 들면 놓기가 어렵다. 회사일 때문에 갤탭에는 회사계정의 킨들을 받아 놓은 상태라 큰 화면에서 읽지 못하고 갤에스 투 핸드폰으로 읽는데도 손에서 놓아지지가 않는다. 한 번 읽고 날 때마다 눈이 건조해지고 부셔져서 눈물과 뻐근한 어깨라는 후유증을 남기지만. 역시 책은 종이로 읽어야 하는 것인가...

남자의 관점에서 쓴 사랑에 대한 에세이. 역시 남자는 그렇게 단순한 동물은 아니었던거지. 근데 남자의 관점에서 그려지는 이야기에서 자꾸 나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이야기이기 때문에 전세계 보편적인 것이겠지만, 내가 보여서 그런지 자꾸 읽게 된다. 사랑의 감정이라는 것은 소설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참 괴물같은 것이다. 처음엔 좋아서 어쩔줄 모르고 진부한 표현이이지만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환희를 느낀다. 그러다가 한 순간에 식어버리는 감정으로 놀라게 되기도 하고. 한 때 그렇게도 사랑했던 사람도, 그 사랑도 결국에는 추억으로만 남게 되고. 때로는 사소한 한 가지가 싫어서 좋은 인연을 놓치게 되고.

 

"We fall in love hoping we won't find in another what we know is in ourselves, all the cowardice, weakness, laziness, dishonesty, compromise, and stupidity."

 

"But actually, I like looking at things and not knowing quite what they mean."

 

"The most attractive are not those who allow us to kiss them at once (we soon feel ungrateful) or those who never allow us to kiss them (we soon forget them), but those who know how carefully to administer varied doses of hope and despair."

 

"They believe in it, but pretend they don't until they're allowed to."

 

"It is one of the ironies of love that it is easiest confidently to seduce those to whom we are least attracted."

 

"Sex is instinctive, unreflexive and spontaneous, while thought is careful, uninvolved, and judgemental. To think during sex is to violate a fundamental law of intercourse."

 

"If in order to love, we must believe that the beloved surpasses us in some way, does not a cruel paradox emerge when we witness this love returned? If he really is so wonderful, how he could love someone like me?"

 

"It may be a sign that to people have stopped loving one another (or at leasr stopped wishing to make the effort that constitutes ninety percent of love) when they are no longer able to spin differences into jokes."

 

"Love reveals its insanity by its refusal to acknowledge the inherent normality of the loved one."

 

"Perhaps it is true that we do not really exist until there is someone there to see us existing, we cannot properly speak until there is someone there who can understand what we are saying, in essence, we are not wholly alive until we are loved."

 

"A notorious inability to express emotion makes human beings the only animals capable of sui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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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가상공간에서 '소시오패스 행태'를 보이는 자를 가리키는 용어로, '인터넷을 통해 스토킹, 사기, 데이트 강간 등의 범죄를 가상현실 및 현실에서 일삼는 정신적 질환을 가진 자'이다. 미국 정신분석학회는 소시오패스를  '법규무시, 인권침해 행위 등을 반복해 저지르는 정신질환(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이라 정의했는데, 이런 반사회적 행태가 가상공간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조선일보 2012년 10월 4일 A면 "인터넷 통해 범죄 일삼는 '사이버패스' 급증" 중 일부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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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보낸 말들이 그대를 다치게 했음을.

그대에게 보낸 침묵이 서로를 문닫게 했음을.

내 안에 숨죽인 그 힘든 세월이

한 번도 그대를 어루만지지 못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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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는 일 때문에 책을 몇 권 읽어야 하는데 그 첫 번째로 읽은 책이다. Newbery 상을 받은 책이라 내용이 좋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래봐야 아동용 책인 걸...이라면서 건방을 떨었다. 페이지수가 많지 않지만 영어라 읽는데 시간은 걸렸다.

요새 사실 많이 산만해져서 한국어로 된 책도 가끔 한 없이 질질 끌며 읽을 때가 있다. 새로 온 사람이 you're add 라고 하는데, 정말 기분 나빴지만 반론을 생각해 낼 수 없어 더 속상했다. 내가 참 정신 없는 여자구나! 싶어 화가 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왜 그러니라고 따지고 싶기도 했고.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런 따뜻한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 필요하겠구나 싶다. 내 나이가 몇인데라며 그에 묶여 자꾸 마음을 억지로 더럽히지 말고, 조금이라도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라는 생각. 난 주변 사람이든, 책이든, 드라마든, 그런 것들에 영향을 참 잘 받는 편이라 요새는 주변의 모든 것을 가려서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Feathers"는 1970년대 흑인 아이들이 다니는 Price라는 학교에 백인 아이가 전학을 오게 되면서, Frannie라는 여자 아이의 관점으로 그 주변 및 백인 아이와 관련 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것을 보여준다. "Hope is the thing with feathers"라는 시구가 계속 인용이 되는데, 책 내에서의 그 해석은 '희망은 깃털처럼 가볍게 떠다니며 어디에든 있다'정도인 것 같다. Frannie와 그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 특히 Frannie의 오빠인 Sean은 듣지 못하는채로 태어나고, 부모는 실험적인 수술을 권유받지만, 위험한 수술을 하기 보다는 Sean의 세상을 자신들이 알아가겠다고 생각하고 수화를 배우는데, 이 부분에서는 마음이 짠했다. 그 부분을 잔잔하게 Frannie의 관점에서 묘사해주는 작가의 스토리텔링 방법에 감명 받았다고나 할까. 이야기에는 중간에 선을 긋고 이쪽과 저쪽의 관계에 대해서 다루는 측면이 많은데, Sean의 세계와 귀가 들리는 사람들의 세계를 연결해주는 bridge를 찾으려고 하는 Sean의 모습에서도 분명히 어떠한 느낌을 받았다. 역시 좋은 책은 사람의 이성이 아닌 감성을 움직이는구나.

 

"If that's the way he came into the world, that's the way he's staying. It's us we need to change. And she and Daddy started learning sign language."

 

"I guess the writer was thinking about how light feathers are and they can just float everywhere. And I guess that's how hope is too--all light and everywhere like that."

 

"The hearing girls are the bridges. They're the worlds I can't just walk across and into, you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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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는 글을 쓰는 사람이 묻어 나겠지?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를 읽다가 문득 황정은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내가 전경린이라는 소설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이유에는 사실 그녀의 실제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읽었던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녀의 이야기 속의 떠돌아 다니는 여자들처럼, 그녀도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자꾸 떠돈다는 이야기를.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모티브인 그림자가 돌연 일어서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그림자를 따르지 말라고 서로를 말린다. 그러나 한 켠으로는 따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은교와 무재... 두 사람... 사랑하는 걸까... 그에 대해 한참 고민했다. 사랑하기는 하는 것 같다. 사랑이 표현되는 스펙트럼의 차이일 뿐.

답답하게 그려지는 서울의 한 켠. 얼마전에 본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겠지.

문득 내 그림자를 찾아보려했다. 나는 그냥 그림자가 일어나면 따라갈거야...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나의 그림자가 일어났으면 하고 오히려 바라는 마음은...

 

"그녀가 결국 그림자를 견디지 못해서 죽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그 앞에서 그것들을 들여다보며 이런 것들 때문에 죽는구나, 사람이 이런 것을 남기고 죽는구나, 생각하고 있다가 조그만 무언가에 옆구리를 베어 먹힌 듯한 심정이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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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와 질투의 여왕.
미술학원 입시생들의 그림 실력이 부러워서 밤에 잠도 못자고 있는 우리 불쌍한 효!
차라리 남자한테 그렇게 집착을 하지!

감이 떨어져 미술 실력이 늘지 않아 공부로라도 해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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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못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것만큼 사회적 동물이라는 관점에서의 인간으로서 힘든 일이 있을까? 어울려 살아야 하기 때문에 무리에서 돋보이고 싶어하고, 무엇 하나라도 다른 이보다 나은 것이 있으면 과시해야 하는 것, 그 것이 어찌보면 무리를 지어 사는 종족의 특성 아닐까? 다른 이가 나를 곁에 둘 이유를 찾아야 하는 것이 인생의 과제인 것 마냥 끊임 없이 자기 계발을 하고 심지어 성형까지 하는 것이겠지.

이 책은 나름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찾아 준 책이다. 책의 큰 이야기는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못남의 인정이라는 것이 나한테 뼈저리게 다가 온 책이다. 2010년부터,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나에게 찾아 온 자신감의 붕괴. 내가 하는 일 따위는 누구라도 대신할 수 있다는 불안감. 그리고 이직. 잘 할 수 없는 일을 하면서 인정 받지 못해 머릿 속을 맴돈 자괴감이라는 단어. 자존감의 상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부족함과 나약함.

소설의 여주인공은 자신이 못생긴 것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받아 들이며 부당하다고 느낄만한 일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항상 자신의 타고나서 어쩔 수 없는 부족함으로 인해 주변의 무시와 핍박을 받아야 했던 여자는 남자가 주는 사랑이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어 버릴까 두려워하고, 좋았던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 남자를 떠난다.

사실 나는 못생긴 여자는 아니라 외모에서 받는 부당함보다는 이득이 더 많았기에 처음에는 소설이 그냥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못생긴 것에 대한 비약이 너무 심한 것 아냐!따위의 생각을 했을 뿐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더 이상 표면적으로 드러 난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개인의 부족함이라는 것과 그에 대한 인정 및 상실감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요새 내가 겪고 있는 정신적 공황 상태의 문제가 무엇인지 희미하게나마 깨달음을 얻었다.

이 것이 바로 책을 읽는 즐거움인 것 같다. 그래서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있으면 지고 가야 하는 책임감인가 싶기도 하다. 인정하고 나니 찾아오는 평안감.

(그래! 나는 부족한 여자야. 풍만 많아서 허세를 부렸지만 결국 부족한 인간임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야! 인정 받고 싶었지만 스스로 인정 받을 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모른척 하고 싶었던 거지!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더 이상 자존감에 상처를 주지 말자.)

 

"겨울은 많은 것들의 이름을 뺏어간다고 눈을 맞으며 나는 생각했다."

 

"서로의 손을 잡지 못하는 나무들이 서로의 손을 포기한 채 불확실한 어둠 속에서 떨고 있었다. 서로의 손을 놓지 못하는 인간들은, 그래서 서로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길을 걸으며 나는 생각했다."

 

"다보탑으로부터 그런 얘길 건네들은 석가탑처럼, 그녀는 표정 없이 커피 잔의 손잡이를 매만지기만 했다. 분명 우리보다는 탑들이 알프스에 오를 확률이 높을 정도로 우리는 가난했었다."

 

"너무나 오랜 시간이 사막의 바람처럼 우릴 휩쓸고 지나갔다. 헤어진 모래처럼 서로를 찾을 수 없다면, 다시 저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 외엔 다른 도리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의 내면은 코끼리보다 훨씬 큰 것이고, 인간은 결국 서로의 일부를 더듬는 소경일 뿐이다."

 

"다만 누군가를 사랑해 온 인간의 마음은 오래 신은 운동화의 속처럼 닳고 해진 것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귀찮지 않다면 하나만 더 물어도 될까? 그럼요. 그 친구를... 좋아하고 싶은 거니, 아니면 좋아해주고 싶은 거니?"

 

"사랑하는 누군가가 떠났다는 말은, 누군가의 몸 전체에 -- 즉 손끝 발끝의 모세혈관에까지 뿌리를 내린 나무 하나를, 통째로 흔들어 뽑아버렸다는 말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뿌리에 붙은 흙처럼 딸려, 떨어져나가는 마음 같은 것..."

 

"누구나 사랑을 원하면서도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까닭은, 서로가 서로의 불 꺼진 모습만을 보고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무시하는 거야. 불을 밝혔을 때의 서로를... 또 서로를 밝히는 것이 서로서로임을  모르기 때문이지."

 

"믿지 않기 때문이지, 기대하지 않고... 서로를 발견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야. 세상의 어둠은 결국 그런 서로서로의 어둠에서 시작 돼. 바로 나 같은 인간 때문이지. 스스로의 필라멘트를 아예 빼버린 인간... 누구에게도 사랑을 주지 않는 인간...그래서 난 불합격이야. 나에게 세상은 불 꺼진 전구들이 끝없이 박혀 있는 고장난 전광판 같은 거야."

 

"사랑은 분명 바보들만의 전유물이었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금의 나는 분명 바보가 될 기회를 박탈당한 인간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책상 위에는 유서라고 하기엔 너무 간단한 한 줄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 한다. 세상은 거대한 고아원이다."

 

"자살을 시도한 것과 자살에 실패한 것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살기 싫은 것과 죽지 못하는 것엔 또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그렇게 밝았던 사람의 이면에 그런 어둠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점점 두려움으로 변해갔습니다. 마음속 깊이 어둠을 지닌 인간은... 결국 그 어둠을 이기지 못하는 거구나, 그런 두려움에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저의 전부가... 보이지 않는 세포 하나하나까지... 당신을 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눈을 뜨고 바라보던 방안의 풍경과 흐트러진 이불이며 그런 사소한 사물들과 베갯잇에 떨어진 몇 올의 머리카락마저도 당신을 그리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결국 매일 아침 당신이 보고 싶고... 당신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여자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을 떠나왔습니다."

 

"샤워를 하다 문득, 이별이 인간을 힘들게 하는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누군가가 사라졌다는 고통보다도 잠시나마 느껴본 삶의 느낌... 생활이 아닌 그 느낌.... 비로소 살아 있다는 그 느낌과 헤어진 사실이 실은 괴로운 게 아닐까... 생각이 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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