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에서 Bully and Harrassment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받다가 문득 내가 2년 가까이 겪었던 것인데 싶어서 화가 났다. 무엇보다도 화가 난 건 나 자신한테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는 채로 왔고, 모국이 아닌 곳에서 일을 하다보니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은 생각이 컸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예민하게 군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참은 부분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요새 한국에서는 워낙 철저하게 사회적으로 방어막이 생겨, 들을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했던 커멘트들을 여기서는 일상처럼 들었다. 하나씩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볼까 하다가 분노를 스스로 깨워내는 것 같아 멈췄다. 

그때 그때 적절하게 대응할 걸이라는 후회가 남는다. 그래도 하나 배운점은 불편하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바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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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심란하기도 하고 이러저러한 것들로 내가 너무 작아져서 스스로가 걱정이되던 지난 주말부터 내가 블로그에 예전에 써놓았던 일상이나 책 리뷰 등을 하나씩 찾아서 읽고 있다. 자기계발 관련 된 내용도 있고, 워낙 좋아하는 시도 있고. 내가 써 놓은 글에 제법 위로를 받았다.
역시 글의 힘은 대단하다. 왜 자꾸 멀어졌을까. 타국에서 오롯이 혼자 였으면서 더 많은 글을 썼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러지 않았다. 글 쓰겠다고 제주도에서 살 생각까지 했던 나였는데. 뭐든 써야지. 사소한 생각 하나도 놓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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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또 소주마심. 그냥 마음이 불편하니까 또 술로 도망가고 싶어지는 듯. 근데 너무 많이 먹고 취하기까지 해서 토요일 일요일이 너무 괴로웠다. 항상 금주 선언은 못하지만 당분간 안 마실 듯.
일요일 저녁인 지금 이런 저런 동영상 보면서 운동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나름 혼자 힐링 하는 방법을 찾았다. 생각보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유튜브 동영상 가사보면서 노래 따라부르는데 이게 이상하게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녹음하고 들어보기도 하는데 생각보다 내 목소리가 너무 예쁜거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목소리와는 사뭇 다른 녹음 된 내 목소리.
이 나라를 떠나자 말자의 기로에 있어서 마음이 계속 이상하다. 월급 받는 주제에 일도 하기 싫고 그런 상태다. 그렇다고 서울을 돌아가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고.
갑자기 이효리의 서울 뮤비를 봤다. 워낙 좋아해서 그런 가 이 노래도 너무 멋있었다. 퍼포먼스 하던 효리언니에서 아티스트로 왔다는 느낌. 이 언니는 계속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멋지게 살았으면 좋겠다. 보이는게 다는 아니겠지만. 나같은 여자들한테는 진짜 단비같은 여인네. 방송 영상 하나 찾아서 한시간 정도 봤는데, 몇 년 지난 라디오스타, 그냥 말 하는 거 보고 듣고 웃으면서 힐링됐다고 해야 하나. 물론 생활 스타일이라는 건 너무 다르지만. 그냥 누구나 복잡하구나 싶은 거 그리고 나를 당당하게 보여주는 게 괜찮다는 것.
그나마 여기서 친해진 몇 안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는데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가끔 본인들이 정의내리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보면 불편할 때가 많다. 나는 너희를 정의내리지 않는데 너희는 왜 그러니 싶기도 하고. 내가 베프들과 오래가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는 서로를 정의 내리지도 판단하지도 않는 다는 것이 가장 큰 듯. 행동이나 말이 바뀌어도 상황이 그랬나보다라고 서로를 이해해주니까.
이렇게 또 여름이 끝났다. 매번 나에게는 열병같은 여름. 열기에 들 떠서 그렇게 흘려보내는 나의 젊음과 방황. 나는 다시 한 번 나를 너무 사랑했고 그래서 아프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디에 있어도 나란 사람은 그대로라는 것을. 반짝반짝해서 눈물이 날 것 같은 나의 여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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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클이 나오는 캠핑클럽을 봤다. 이효리를 워낙 좋아해서 효리언니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다가 내가 정말 멤버와 나이까지 동일한 핑클세대라서 묘한 보는 내내 묘한 기분이었다. 예전의 이야기들에 공감하면서 웃다가도 아 내 나이... 이런 생각도 들고. 어떠했던 사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건가 싶지만 결국 그렇게 멀어진 사이는 회복은 안된다는 것. 멀어져 있으니 화가 덜 나는 것일뿐? 괜히 마음이 그랬는지, 멤버들의 대화를 보면서 혹은 누가 우는 것을 보면서 눈물도 많이 났다. 역시 "공감"이라는 코드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나 할까. 비슷한 나이대에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물론 살아 온 세상은 무척이나 다르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감정은 비슷하다고나 할까. 일이나 사람을 대하는 자세라던가, 어려움이 닥쳤을 때 대응하는 메카니즘이라던가.

회사에서 생긴 일 때문에 이래저래 생각이 참 많아졌다. 아직 한국 가는 것이 망설여지기도 해서 왠만하면 조금 더 다녀보자 하는 생각이 컸었는데, 단 하나의 사건 혹은 웃지 못할 해프닝 때문에 뭔가 머릿 속이 엄청 복잡해졌다.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계속 해봤는데, 그냥 어쩔 수 없다. 사람 고쳐서 쓰는 것 아니라니까. 나의 예민함이란 이제 고쳐지지 않는 것이니까. 나는 방어기제가 강한 사람이라 기대를 되도록 하지 않는다. 그런 나를 실망시키는 것도 대단하다 싶은 것이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엄청 짧게 머리를 잘라 버렸다. 내가 생각한 결론이라는 것 아직도 모르겠다. 한국에 돌아가서 무엇이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어서. 내 마음인데 이렇게 모르겠는 것도 이상하고. 항상 정해진 것은 없다 그 때 그 때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자라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일본에 온 선택에 대하여 혹시 후회가 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년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내 인생의 일부를 여기서 보냈으니까. 내 선택에는 내가 책임져라는 나의 뻔뻔함이 조금씩 고개를 숙이게 되는 것 같아 자신이 초라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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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너무 황당한 일이 있었다. 아침 출근길에 사무실이 있는 빌딩에 도착해서 사장과 제약팀 팀장과 우연히 한 엘레베이터에 탔다. 둘 사이에 녹음 사건도 있었고 해서 조금 어색한 감은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아침인사 good morning하고 가만히 있었다. 둘이서 너무 어색하게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그냥 못들은 척 하고 사무실이 있는 8층에 도착했다. 사장이 뭐라고 말을 거는데 문이 열리길래 스미마셍하고 나갔다.

나중에 팀장이 회의실로 부르길래 무슨 일인가 가봤더니 HR과 함께 아침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내가 그 둘에게 불만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냥 웃으면서 이야기 하다가 문득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하여 변명하는 것이 화가 나서 회의실에서 나왔다. 나중에 팀장이 내가 사람들을 평소에도 차갑게 대하다 보니 그런 오해가 생기는 것이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오랜만에 또 엄청 화났다. 도둑이 지발 저리다고 지들이 괜히 찔려서 하는 행동에 왜 내가 혼나야하는 걸까해서 먼저 화났고, 두번째는 이런 일이 생겼을 때 팀장이 하는 하는 행동때문에 화났다. 어차피 그만둘거라도 회사에 대한 좋은 감정이 남아 있었어서 아쉬운 마음이 계속 있었는데 그 마음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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