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음식이지. 좋은 분위기였고. 그래서 더 누구랑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고기 별로 안 좋아하는 내 입에도 엄청 맛있는 스테이크였다. 그냥 그런 생각. 이렇게 맛있는 거 이왕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먹으면 좋겠다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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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우너. 몇년만에 똑같은 메뉴 도전. 맛있었다. 그러나 이런 메뉴들은 먹으면서 이미 몸이 힘들다. 

먹었으니 움직여야 한다고 산책을 했다. 이태원과 해방촌 사이. 한 시간 남짓 걸었다. 언덕이 꽤 가파르고 높아 나미는 힘들다했고 난 앞이 뾰족한 구두를 신어 발이 무척이나 아팠다. 그런데도 좋았다. 아직 춥지 않은 가을의 밤을 가르고 다닌 것이. 사랑꾼 나미의 이야기를 들으며 때로는 시니컬한 언니의 충고를 던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녀가 부러웠다. 순수한 사랑꾼. 내가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순수한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 내가 소중해지면서 방어막이 높아졌고 의심이 많아졌으니. 뱉어내는 말과는 다르게 정말 사랑만으로 사람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도 나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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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홀로서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뭘 기르는 게 좋아. 아이든가, 화분이든가. 그러면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게 되거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

상처를 주고 아무런 결과도 맺지 못했다고 해서 나의 사랑이 의심받을 수는 없다.

Tuesday.

Dearest,
I feel certain that I am going mad again. I feel we can't go through another of those terrible times. And I shan't recover this time. I begin to hear voices, and I can't concentrate. So I am doing what seems the best thing to do. You have given me the greatest possible happiness. You have been in every way all that anyone could be. I don't think two people could have been happier till this terrible disease came. I can't fight it any longer. I know that I am spoiling your life, that without me you could work. And you will I know. You see I can't even write this properly. I can't read. What I want to say is I owe all the happiness of my life to you. You have been entirely patient with me and incredibly good. I want to say that—everybody knows it. If anybody could have saved me it would have been you. Everything has gone from me but the certainty of your goodness. I can't go on spoiling your life any longer. I don't think two people could have been happier than we have been. V.

우리는 이렇게 각자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심하게 치명적으로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아무리 중요한 것을 빼앗겼다 해도, 또는 겉면에 한 장의 피부만 남긴 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버렸다 해도, 우리는 이렇게 묵묵히 삶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손을 뻗어 정해진 양의 시간을 끌어모아 그대로 뒤로 보낼 수 있다.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어떤 종류의 일들은 되돌릴 수 없어. 한 번 앞으로 나가고나면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지. 만약 그때 뭔가가 조금이라도 뒤틀렸다면 그건 뒤틀린 채로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마는 거야.

무엇을 보려고 하지 않는 여행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우연히 발견하는 모든 것들을 신비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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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살면 살수록 실제의 삶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때마다 와전되고 부언 첨삭되어 원전을 확인할 수 없도록 각색된 구전이란것을 깨달았다. 삶이란 아귀를 맞추는 것을 단념하고 해독을 유보한 채 다만 자신의 진실을 경험해야 하는 것이다. 혜규는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는 이유가, 이 세계에 새겨진 원전과 원전 사이에서 저마나 하나씩의 이야기를 만들어 신에게 바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은 행복인지 불행인지, 선인지 악인지, 짧은지 긴지를 묻지 않고 얼마나 이야기다운가를 물을 것 같았다.

 

가능한 완전히 절망하기를...... 손 앞에 잡았던 것을 놓고 담담해지는 것은, 어찌할 수도 없는 경우엔 그것도 하나의 생존 방법이다.

소용돌이 바람 같은 혼란스러운 열정이 가라앉으면 다시 서로가 다만 인간으로 보일까? 만났지만 아직 한사코 사랑을 시작하지 않았던 때처럼, 건널 수 없고 뒤섞을 수 없는 서로의 인생이 다시 선명하게 보일까.

늘 남과 ‘달리’ 생각하고 행동한 덕분에 그는 허풍쟁이, 노출증 환자, 과대망상자로 불렸다. 그러나 환상적이고 독특한 달리만의 예술세계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했다. 달리는 “굶을 지언정 아무거나 먹을 수 없다”, “내 안에는 천재가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독하게 자신을 사랑한 그는 바람대로 ‘살바도르 달리’가 되어 세상을 떠났다. 살바도르 달리, 그 외에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삶이었다.

비 오는 어느 날 한밤중에 ‘띵동~!’하고 문자 한 통이 들어왔다 여고 시절 친구다. “친구야, 내리는 빗방울 수만큼 행복해라”라는 내용이다. 빗방울 같은 행복이 후드득 떨어졌다.

소설가 야마가와 겐이치는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을까요?”라는 독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네 자신을 좋아해 준다면 한 명 더 느는 건 확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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