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떠날 시기가 되었다고 스스로 마음을 정해버려서 그런지 마음이 떠서 숭숭하다. 일요일 저녁에는 가슴이 두근거려서 미치는 줄 알았다. 울고 싶고 소리 지르고 싶고,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스스로가 한심하다고 여겨지면서 우울해지고, 이러다가 미칠 수도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도 들었고. 괜히 유여사님한테 전화해서 넋두리를 늘어 놓기도. 계속해서 개운하지 않은 답답한 이 느낌.

토요일은 요새 꽤 친하게 지내는 남동생 만나 우에노 산책. 아직 하나미를 즐길만큼 꽃이 피지도 않았고, 꽃샘추위와 우중충한 날씨가 그리 즐거운 기분을 만들어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하니 그냥 열심히 걸었다. 좋아하는 커피도 실컷 마시고. 

​점심은 대충 라멘으로 떼우고, 저녁은 아키하바라에 있는 쿠시아게 전문점으로 갔다. 오마카세로 나오는 곳이고 먹은만큼 계산하는 곳이라 깔끔했다. 맥주 한 잔에 쇼추 소다와리 두 잔 마셔 은근히 알딸딸해졌고, 이것저것 많이 먹기도 했다. 그래도 일인당 6천엔 냈으니까 가격은 매우 착한 곳인 듯.

​일요일은 미국친구 만나 신주쿠에서 애정하는 타케토라 가서 츠케멘 먹고 커피숍 나들이. 일차는 verve 이차는 paddler. 둘 다 커피가 맛있어서 만족도가 높은 곳. 이놈의 커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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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보낸 주말. 몸 만드는 운동도 제대로 하고 싶고 너무 우울해지던 주라 평소의 나와는 다르게 오히려 술을 피했다. 사실 금요일 저녁은 친한 동생 만나 우에노에서 고기로 일차하고 해산물로 이차했지만 술은 가볍게. 어린 것이 개념 없이 들이 대는 것 같아 살짝 짜증났지만 나이 든 여자답게 웃으며 적당하게 쳐내줬다. 나는 진짜 이해 안 가는 남자들의 말투. "니가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 진작 대쉬할 걸..."이런 류의 커멘트. 내가 너까짓 것한테 관심 없다는 것이 포인트라는 것을 모르나. 

토요일은 낮에 내내 자다가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일어나서 우에노 파르코 5층에 있는 나름 엄청 애정하는 스타벅스에서 공부했다. N3공부 중인데 N2해도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막상 문제 풀어보면 많이 틀리고.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이왕 시험 보기로 마음 먹은 거 열심히 공부해야지.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다 보니 단어나 표현을 외우에 되어 갑자기 일어 실력이 일취월장한 느낌이다.

​이날 착장이 마음에 들어 사진을 남기고 싶었으나 키 작은 나에게 너무나 길어버리는 트렌치는 모든 것을 가려버리고 포대 뒤집어 쓴 느낌만 주는 듯. 옷을 사랑하면 마른 몸이 진리하는 것 누구보다 잘 안다. 다만 금생에 마르기는 그른 것 같아 그냥 적당히 옷이 잘 맞는 수준으로 살은 빼야겠다 다짐.

​센치한 감성에 찍은 사진. 우에노 공원. 

​당분간 건강하게 잘 챙겨먹자 싶어 요새 열심히 요리해서 먹는다. 사진을 안 찍으니 냄비 혹은 일회용기 채로 밥을 그냥 먹게 되는 경향이 있어 사진을 찍기로 굳은 결심. 나를 위한 것에는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자는 생각이다. 일요일 아침 식사를 위해 임연수 굽고 된장국 끓임. 된장국이 꽤 먹을만 하면서도 뭔가 빠져 아쉬운 느낌이 있었는데, 이 글 쓰면서 기억났다. 그것은 마늘.

​그리고 사이에 집에 있기 싫어 레이크타운 코시가야 가서 세일하는 나이키 에어맥스 사들고 온 나란 미친 여자. 술까지 안 마시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없어 쇼핑을 하기는 하는데 그냥 한심하다고 느껴졌다. 쇼핑 몰에서 쇼핑하다 말고 화장실 가서 엄청 울었다.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적당히 식힐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서 화장실로 달려 갔다. 그냥 힘들었나 보다. 타지에 나와서 정말 혼자인채로 살아간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웠지만 정말 괜찮은 건 아니라는 걸 배우고 있으니까. 일이나 사생활은 한국에 있을때도 똑같이 힘들었지만, 정말 오롯이 혼자서 견딘 건 아니니까. 가족이든 친구든, 특히나 나에게 관대한 가족들과 친구들 덕분에 실컷 어리광을 부렸었다고나 할까. 힘들다 보니 괜히 유여사님한테 섭섭하기도 했고. 돌아갈 곳이 없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 때문에 슬퍼지기도 했고. 정신 차리자. 그래도 한껏 울고 나니까 기분은 훨씬 나아졌다.  

두번째 해먹은 건 홍어 찜과 양배추찜. 나 그냥 저냥 요리먹을만하게 하는 여자. 찜이라는 요리에 빠지고 있다. 재료 느낌도 잘 살고 아무 양념이나 대충해서 올려도 고급진 맛이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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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심하니 한국 오지 말고 원하던 대로 뉴질랜드 이민가서 살라는건데 엄마는...
자꾸 오지 말라니까 갈 데가 없어진 것 같아 너무 슬퍼졌다. 미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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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저녁부터 시작한 지난 주말일기. 한국 사람들 모임에 나가서 신오쿠보에 있는 곱창집 갔다. 역시 한국 식당이라도 일본에 있는 곳답게 어찌나 손질이 잘 되어 있는지, 곱창을 먹었다는 기분보다는 뭔가 질깃한 식감의 고기를 먹었다는 기분. 이러고 토요일에 같은 집 또 갔다는 건 안 비밀.

우선 주문한 떡볶이. 역시 고추장 맛만. 비추...

​그리고 나온 곱창 삼인분. 토요일에도 둘이 가서 삼인분 시켰더니 분명 같은 양은 아니었던 듯. 런치여서 밥줘서 그랬나...

​나중에 볶음밥. 필수 코스지. 그러나 볶음밥 칠천원 주고 먹기란. 난 사실 한국 자주 가서 한국 음식 안 먹어도 된다고 하면서도 익숙한 맛이 자꾸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집에서도 요새는 주로 한식을 해먹게 된다. 종종 사진 올려야지 하다가 잊어버리고는 하는데 나 진심 요리 실력 일취월장함.

​금요일 예전 회사 동료와 오키나완 식당에부터 시작해서 삼차까지 죽어라 퍼부운 날. 이 사진 이후로 술에 너무 집중하여 사진 안 찍었다. 나름 인스타 용 식당들 갔었는데. 아쉽다. 다음부터는 열심히 찍어보도록 해야지.   

​그리고 토요일 또 신오쿠보에 가서 ​같은 메뉴 처묵하시고 질려서 다신 안 먹겠다고 선언. 매 번 같은 짓의 반복. 뭔가 땡기면 목까지 찰 때까지 먹고 다신 안 먹겠다고 질려버리고. 중간이 없는 나란 여자.

그리고 소화를 위해 찾아간 키치조지. 그냥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가자마자 전날 술이 덜 깨어 커피숍부터 찾았다. 만만한게 스타벅스인 건 뭐. 스타벅스마다 그 지역의 분위기가 묘하게 배어 있는 인테리어를 시공하는 듯 하다. 혼자였다면 천천히 앉아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싶었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분위기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사진 한장 찍어달라고 졸랐다. 이제 얼굴은 나이를 감추지 못하는지. 사진찍을때마다 문득 짜증이 올라옴. 머리는 싹둑 잘라버렸다. 역시 짧은 머리가 나은 나.​

그리고 키치조지의 공원. 딱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크기의 공원. 그냥 풀과 함께하여 좋았다.

​그리고 둘러 본 동네. 조그마한 가게들이 예뻤다. 근데 이제 도쿄에서 너무 많이 경험해서 감흥의 온도가 낮아지는 것이 문제. 나중에 십년 정도 지나고 여기를 다시 올 기회가 있다면 너무 좋았었어라고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즐겨 읽는 일본 사는 블로거가 극찬한 완탕면집. 개똥. 다 남겼다. 짜기만 하고 뭔가 특색 전혀 없는 맛. 그 블로거 역시 마음에서 엑스 시켜버림.

​그리고 너무 아파져서 일요일과 월요일은 집에서 기절. 너무 부어서 웃겨서 찍었다. 앱도 안 썼는데 입술이 뭐 바른 것마냥 발갛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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