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무섭게 별 일 없이 흘러 흘러 간다. 빠르게 지나가는 건 아니야. 매일 매일이 바쁘고 꾸준히 무엇인가를 하고 있으니. 문득 나를 위한 시간에 소홀해지게 된다. 어차피 혼자 쓸 시간 많으니까 하며 생기는 약속을 퀘스트 하듯 클리어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니 순간이 재미있고 웃음으로 가득 차. 그런데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기는 하다. 사람들 사이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는 혼자서 채워넣어야 하는 듯.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쉽게 도전해보는 것이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집에 있으면서 슬슬 하던 것, 익숙한 것을 찾는 내가 보였다. 이런 식의 수업참여도 일상의 변주!
호르몬 안정을 위한 피임약 복용으로 감정기복이 심하다. 재택하며 오랜 시간 모니터만 들여다보면 이상한 피해의식이 생긴다. 그러다 사람들을 만나 가볍게 수다를 떨다보면 모든 것이 별 것 아니었던 일이 된다. 혼자가 편하지만 결국 완벽하게 혼자일 순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것 같다.
가출하려다 집값에 좌절. 전월세가 아니라 나도 그냥 집이 사고 싶다. 대출을 갚아 내기 위해 헉헉 거리며 살아봐야 하나에 고개가 갸우뚱하기는 해.
요새 또 많이 바쁘고 쪼이는데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인 것 같아 마음 떼어 놓기 하는 중이다. 쓸데 없는 욕 먹을 시간에 차라리 일을 더 하겠다 싶어 IC를 선택했는데 결국 어떤 식으로든 프로젝트를 맡아 욕을 처 드시고 있는 상황. 또 가만히는 못 있는 성격에 넘어가지 못하고 이슈를 만들어서 처리하기도 했고. 9월 또 이렇게 끝났네~ 그래도 오사카라도 다녀왔으니 이번엔 내 9월 훌렁 사라졌어, 이런 느낌은 아니다 다행히!
남들가듯 주말끼고 짧게. 비수기 평일 여행을 선호하는 나이지만 김뽀랑 함께하니 이런 여행도 괜찮았다. 일본을 처음 가보는 그녀, 역시나 약국 쇼핑에 흠뻑 빠져들었다. 안다, 그 마음. 나의 베스트 여행메이트인 듯. 같이 있는 내내 그렇게 좋더라. 조카랑 형부에게 그리고 회사사람들한테 시달려 매일이 바쁜 우리 김뽀에게 작은 휴식이 되었기를.
꼭 8월 중에 쓰고 싶었던 일기. 컴퓨터 앞에 앉으면 일을 처리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르다. 한 달에 한 두번 쓰는 일기인데 시간이 없다는 것이 참. 아니 마음이 없는 것이겠지. 집중하면 금방 쓸 수 있는 것을. 일을 위해 얼마 안되는 집중력을 끌어 쓰다 보니 일 외의 것에는 소홀할 수 밖에. 계속해서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다행히 이유를 찾았다. 호르몬의 교란. 까짓 거 식이와 운동으로 이겨내보지 뭐. 일에서는 스트레스 안 받을 수는 없겠지, 그렇지만 일이 전부인 삶은 더 이상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