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없이 너무 괜찮았던 신당동 커피숍. 인테리어도 그렇지만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집지 않을 수 없도록 한 진열과 실제로도 너무 절묘했던 맛이 마음을 사로잡은 곳. 자주 갈 일은 없는 동네이지만 가게 되면 꼭 또 가겠다.

사치병으로 사 본 엘메 립. 저질스럽게 건조한 내 입술에도 각질이 생기지 않으니 훌륜한 퀄리티이지만 가격이 워낙 사악하니 하나 가져 본 것에만 의의를 두면 될 듯.

다이어트 용으로 시작했다가 맛있어서 간식처럼 먹고 있는 잔소리. 난 우유 탄 미숫가루가 세상 맛있다. 그런데 이런 종류 다이어트 밀을 꽤 여러가지 먹어봤는데, 서리태나 이상한 녹색가루나 혹은 비슷한 대체식들. 이 제품이 그냥 제일 맛있다. 단순한 이유로 선택. 배고픈 것을 잘 못참는 성격이라 요런 거 하나 옆에 있으면 정서적 안정에도 참 좋다.

스벅 마케팅에 속아 한 번 먹어봤다. 예상되는 맛있는 맛과 예상되는 실망. 알면서 반복하는. 나의 호기심. 망할. 그러나 호기심으로 인해 덜 늙는다 생각하자.

산사동 달래해장국. 유명하다고 해서 나도 가봤다. 에센에스에서의 사진들로는 너무 먹어 보고 싶었고, 꼭 낮술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너무 느끼하고 나 고기야 고기 하는 맛. 같이 간 친구한테 미안해서 맛있다 맛있다 했는데 절대 두 번 안 갈 집. 남들 가 본 곳 가보고 싶었다.

기억 잘 안나는 커피숍. 맛이 그냥 그랬던 것이지.

고왔다 맛도 좋았다 그저 내가 취했을 뿐. 오랜만에 술 진심으로 끊고 싶을 정도로 마신 날.

어느날의 깔맞춤. 이날 하루 내가 깔맞춤 안 한 줄 알았는데, 삐쭉보이는 니트 안의 카키색 티.

가락시장 횟집. 나 이런데 너무 사랑해. 회만 실하게 주는 곳. 행복했다. 사인분인데 내가 반이상 먹은 듯.

전통주 전문 선술집. 뭔가 화려해 보이는 안주와 술라인. 이집. 다신 안 갈 집. 일단 안주가 너무너무 맛이없고 짜. 술 가격은 참으로 좋았는데.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기록  (0) 2022.04.22
2022년 2월 14일  (0) 2022.02.14
일상의 기록  (0) 2021.12.28
2021년 12월 6일  (0) 2021.12.06
2021년 11월 21일  (0) 2021.11.21

과도한 깔맞춤. 버리지 못하는 나의 습성. 

단지 줄이 붙었을 뿐인데 어느새 나의 "favorite" 가디건이 되었다. 

친구의 석양 조명. 둘이 그렇게 비웃었다.

나의 길티 플레져. 난 맥날의 애플파이가 세상 맛있다. 시나몬과 잘 어울어지는 사과 filling. 튀김이니 자주는 안 먹지만. 천몇백원의 진정한 행복. 

어느 날 간 익선동의 한옥까페. 커피도 그냥그냥, 케이크도 그냥그냥. 분위기만 좋았던 것으로.

북청동 넘어가는 길. 은행나무 단풍은 언제나 예쁘다.

크리스마스가 코앞.

깔맞춤병. 네일마저.

조카와 함께 간 산리오까페. 돈 잘 쓰는 나보다 더 잘 쓰는 우리 조카.

망원동의 한카페. 추웠지만 시그니쳐라고 아인슈페너를 마셨지. 근데 역시 난 음료는 단 것보다 쓴게 좋다.

빨려 들어갈 것 같아

감성도 부족하고 소질도 없지만 문득 걷다가 이런 풍경은 흑백으로 찍으면 어떨까 싶을 때가 있다.

베프가 넌 역시 변태라고 인정해 준 나의 새신발.

어느날 포장마차. 모든 안주가 깔끔했는데, 특히 이 닭근위볶음. 

아인슈페너가 맛있고 인테리어가 예쁜 곳. 그러나 난 라떼를 마셨었나...

이런 갖고 싶은 기물.

별게 다 있더라. 눈사람도 이젠 붕어빵마냥 찍어내는.

긴자바이린의 모듬카츠. 깔끔했다. 근데 도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카츠집이나 가라아게집은 튀김옷에 기름이 머물지 않는데, 서울의 식당들은 아직 아쉬워.

여기 커피 맛있었는데, 이름은 기억 안나. 더현대에 있는 곳.

빈브라더스였나, 너트크램블이 딱 생각한 그맛이라 맛있었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2월 14일  (0) 2022.02.14
사진 기록  (0) 2022.01.29
2021년 12월 6일  (0) 2021.12.06
2021년 11월 21일  (0) 2021.11.21
2021년 11월 2일  (0) 2021.11.02

이별: 회사에서 이런저런 이별을 경험하고 있다. 동료들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그만두거나. 어느 순간 이별에 엄청 강한 사람이 되어버려 아쉽지만 괜찮다. 물론 옆에 있으면 즐겁고 좋은 사람들. 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고. 그러나 본인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것을 성취하는 모습이 더 좋다. 짧은 인생 살아보니 내가 노력해서 무엇인가 얻어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자존감이 제대로 생기기 시작해서 자라나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무에서 유를 혹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매니저를 하면서 나름 하나의 원칙은 무엇이든 그냥은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얻는 것은 쉽게 버릴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서이다. 간혹 팀원들 중에서 자신의 성과를 저성과자와 공유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선의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런 선의는 서로에게 독이라고 생각하기에 내가 아는 한은 그렇게 두지 않는다. 성과가 안 나오면 이런 저런 방법을 제시하면서 나올 때까지 해보라고 한다. 게으름이 원인인 저성과가 아니라면 절대 강압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그냥 언니같이 누나같이 커피 한 잔 혹은 밥 한끼 사주며 누구나 일이 잘 안풀릴 때가 있다며, 그럴 때 포기하지 말고 이겨나가며 새로운 대안들을 찾아보며 일을 하다보면 본인이 단단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조언해준다. 그러면 그 개인들은 알아서 성장한다. 신기한 경험. 나는 사람을 키우지 않고 지켜본다. 키울 능력도 되지 않을 뿐더러 성인이 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표현이 마뜩찮기도 하다. 사람은 알아서 배우고 성장한다. 그럴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해주면 된다. 이렇게 사람들이 왔다가 가는 것도 역시 지켜본다. 멋있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 보기 좋다. 

 

미세한감정: 사람은 누구나 감정의 동요가 있고 그것들을 밖으로 눈에 띄게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고 드러내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후자들이 보내는 미세한 파장. 그것이 읽히는 듯한 기분이 들때가 있다. 잠깐 감는 눈, 돌아가는 시선, 손짓, 어깨의 움추림이 보여진다고나 할까. 말은 한 편이고 또 다른 편이 있다는 생각. 확인하지는 않는다. 숨기고 싶다면 숨기게 두어야 하는 것이고 알아주길 바란다면 알아봐주면 된다. 그리고 나의 인지가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그래, 그 때, 그 것'이라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다. 어설픈 점쟁이는 될 수 없지만 직업의 특성 상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이해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긴 한 듯 하다. 

 

선: 갖고 있다. 그 선. 넘고 싶은 선. 하나의 팽팽한 줄만 끊어내면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하나가 잘 안 끊긴다. 병이다.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하고 싶어하는 건. commitment issue. 연애관계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모든 것으로부터다. 이제는 정신병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치료방법이 있나? 예전엔 베베 꼬인 나선형의 바깥쪽으로 튀어나갔다고 하면 요새는 안쪽으로 침몰 중이다. 우울함이 아닌 차가움과 단절을 자꾸 체득한다. 진한 관계를 맺지 않으려는 것은 결국 도망가는 것이다. 지리멸렬함 속에 인생이 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 기록  (0) 2022.01.29
일상의 기록  (0) 2021.12.28
2021년 11월 21일  (0) 2021.11.21
2021년 11월 2일  (0) 2021.11.02
Sunday  (0) 2021.10.31

쓴다는 것: 예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썼다. 마음 속에 머릿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뛰쳐 나오려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나라는 사람이 한 군데 진득하게 앉아서 무엇인가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금은 차분해졌고, 집에 있는 시간도 많아 졌고. 그냥 시작이라고 외치고 쓰기 시작하면 되는데 쓸 말이 없다. 마음이 건조해졌나보다. 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항상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그것들을 끄집어내서 창작하는 작업이 멋있어보였다. 지금도 그렇다. 다만 정말 직업으로 원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숨어 있고 싶은 관종이다. 나라는 사람. 누군가 계속 알아봐줬으면 좋겠는데, 그 시기가 내가 알아봐달라고 표현하기 전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모순이다. 그리고 글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스스로도 의문을 갖고 있다. 이렇게 가끔 쓰는 일기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못난이가 된다는 것: 회사를 다니고 있다. 그렇다보니 싫든 좋든 이런 저런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이야기를 나눈다. 루저의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종종있다. 본인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을, 혹은 인정 받지 못하는 것을 외부에서 이유를 찾으려는 사람들. 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일을 하더라고 고성과를 내며 주변에 인정받는, 잘 하는 사람은 잘 한다. 일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잘 이해하고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마냥 주어진 환경과 일을 탓하기는 하면서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회사가 그렇다고 한다. 그냥 안타까웠다. 특히 친구라고 생각하는 이가 그런 멘탈로 고통 받고 있는 것 보니 뭔가 그럴싸하게 충고를 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말았다. 그냥 같이 욕해주고 환경 탓해줬다. 자주 만나면서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로 내가 힘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의 어설픈 충고로 바뀌는 것도 없겠다 싶어서였다. 

 

그나마 봐줄만 한 나: 오늘은 일요일. 낮에까지는 언니네가서 넷플릭스 보고 밥 먹고 뒹굴거리다 오후에 내려와서는 두 시간 가량 공부했다. 이코노미스트 읽었고, 일본어 공부도 함께 했다. 점점 인생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마음이 무거운데, 이런 류의 공부들은 그래도 나라는 사람이 그나마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게 해준다. 게임이나 쇼핑은 나의 불안한 마음을 잠시 제쳐두게 해주지만, 그 잠시의 쾌락이 끝나는 순간 더 큰 허무함을 주니까 지속적인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이 아닌 것을 안다. 단어장이 일본어와 영어로 빼곡하게 쌓여가는 것에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  운동도 다시 열심히 한다. 원래 운동은 온앤오프가 있었지만, 오프기간에 떨어지는 체력의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많이" 보다는 "꾸준하게"가 중요한 듯하다. 몰아서 피로한 운동 할 생각 하지 말고 꾸준히 글로잉 해야지!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의 기록  (0) 2021.12.28
2021년 12월 6일  (0) 2021.12.06
2021년 11월 2일  (0) 2021.11.02
Sunday  (0) 2021.10.31
마음의 소리  (0) 2021.10.20

고립: 호르몬 약을 끊어서가 하나의 이유일 것 같다. 이 미칠것 같은 두근거림이 다시 시작됐다는 것은. 호르몬 약을 먹은 지난 3-4개월 정도 평안했다. 그냥 삶이 만족스러운 것 같고, 이대로 이렇게 흘러가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고. 두근거림이 시작되면 모든 것에서 멀어지고 싶다. 나를 고립시키고 싶어진다. 두근대기 시작하면 여기저기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고 싶어진다. 나의 존재이유를 증명하는 방법인 것 마냥. 그리고 도망갈 핑계를 위해서. 

 

처분: 많이 많이 잘 버리고 있다. 오래된 옷, 가방, 신발이라던가, 더 이상 읽지 않는 책이라던가.대충 이삼년이 지난 것 같은 쓰지 않고 있는 화장품들. 점점 저장공간의 여유가 늘어나고 있다. 미니멀리스트를 위해서인지 새 것을 다시 채워넣기 위해서인지는 알 수 없는 복잡한 내 마음.

 

식단: 요새 마켓컬리에 빠졌다. 재택할 때 모든 식사를 마켓컬리로 해결하는 중. 샐러드, 다이어트용 도시락, 훈제오리, 쌀국수, 다양하면서도 맛있어서 좋다. 정말 혼자사는 사람을 위해서는 최고일 듯. 양배추 한통을 사서 그냥 버린 이후로 더 이상 요리는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말: 회사에서 나는 많은 말을 해야 한다. 바보로 보이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말을 해야 한다. 때로는 한국말로, 때로는 영어로. 모국어가 한국어라고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 더 쉬운 것은 아니다. 당연히 영어는 어렵고. 가끔 이 말을 그럴듯하게 영어로 해야지라고 머릿 속에서 생각하다가 말할 기회를 놓쳐버리고는 스스로에게 실망한다. 내가 말만 시작하면 하품을 하는 시니어를 보는 것도 불쾌하다. 유창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말을 잘 하고 싶다. 바보같이 보이는 것이 제일 질색. 사실 그래서 말을 줄이는 연습을 하며 살았는데, 그게 지금은 약간 독이 되고 있는 듯도 하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일단 말을 하고 보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일하다 보니 말하지 않고 컨텍스트로 이해하는 것이 무리이기 때문일 듯 하다. 그러니 매 번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나고 되어 가는지를 말해야 하는 것이다. 꽤 논리적으로 말이다. 이코노미스트를 다시 정기구독한다. 논리적 사고 능력이 부족해서. 기사를 요약하고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국어와 영어 공부가 다 되지 않을까해서. 

 

화상: 이번해에 들어 두번째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었다. 둘다 음식 관련해서. 한번은 뜨거운 냄비에 손목이 닿은 채로 가만있어서 그랬고 두번째는 식당에서 쇠로 된 반찬그릇이 화기에 가까이 있어 뜨거워진 줄 모르고 손가락 두 개로 들어 올려서 그랬다. 두 번 다의 문제는 내가 뜨거운 것에 닿거나 그것을 잡았을 때 그를 인지하기 까지의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것이다. 둔한가? 그래서 인지 능력이 떨어지나. 전에 자주 있던 일은 아닌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것인가? 손목의 흉터는 없애지 못할 것 같고 손가락은 두고 봐야 하지만 지문이 없어질 것 같다. 

 

소개팅: 알면서도 또 했다. 이번엔 운동하는 사람. 삶이 단순했다. 인생의 경험이라는 것이 하나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은 좋겠다 싶었다. 하나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하나만 보고, 그 하나만 목적이 되고 목표가 되고. 꿈이 되고. 존경해. 그러나 흔히 인생이 단순한 사람들이 그러하듯 자기의 삶이 기준이 되어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것. 자신이 하지 않는 것들은 쓸데 없는 것들, 시간 낭비 하는 것들. 운동이 모든 문제의 답이다. 나랑 안 맞는 것... 나쁘지 않아 다름이야. 그냥 조금은 삶이 더 복잡하다는 것, 그 복잡함을 이해하려는 과정 속에서 생겨나는 은밀한 즐거움. 하나의 문제를 보는 다양한 시각과 상호작용을 통한 새로운 시각의 학습으로 내면이 윤택해진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12월 6일  (0) 2021.12.06
2021년 11월 21일  (0) 2021.11.21
Sunday  (0) 2021.10.31
마음의 소리  (0) 2021.10.20
2021년 10월 6일  (0) 2021.10.06

Fav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11월 21일  (0) 2021.11.21
2021년 11월 2일  (0) 2021.11.02
마음의 소리  (0) 2021.10.20
2021년 10월 6일  (0) 2021.10.06
2021년 9월 23일  (0) 2021.09.23

거짓말같이 - 계속되고 반복되는 두근거림. 조금 나아지나 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폭이 좁아졌다고. 그렇게 믿고 싶었나보다. 스스로의 평안함을 견디지 못하고 만들어내는 긴장. 아무도 내몰지 않는데 이미 내쳐진 마음. 나는 이기주의자야. 주변을 생각하며 머무르기에는 이 모든 불편이 견딜 수가 없어. 입밖으로 꺼내다보면 그렇게 된다 믿으며, 요새의 나는 심리적으로 안정적이다, 팀원들이 좋아서 견딜 수 있다, 가족의 사랑이 결국은 답이다, 나의 말을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를 계속해서 되내이고 있다. 그러니? 그러하니? 지난 주 주말, 자주 가는 마사지 샵에서 한시간 남짓 마사지를 받고 나서 집까지 걸어왔다. 꽤 긴 거리를 먹먹한 마음으로 걸었다. 걸음을 통해 안정되는 정서라는 것은 이제 없는 일인양 자꾸 더 두근대고 더욱더 떠나고 싶고. 지금의 내가 싫은 건 자꾸 아파지는 것만 봐도 안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토하고 싶은 느낌이 들 때까지 음식을 꾸역꾸역 넣고는 그냥 침대에 누워버린다. 밤새 뒤적거리며 생각한다. 뭐가 문제니. 왜 그러니. 왜 떠나고 싶니. 떠나서 행복했니.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11월 2일  (0) 2021.11.02
Sunday  (0) 2021.10.31
2021년 10월 6일  (0) 2021.10.06
2021년 9월 23일  (0) 2021.09.23
2021년 7월 3일  (0) 2021.07.03

커피 사랑 - 연속으로 마신 술과 그로 인한 과식으로 위가 또 땡땡 부었다. 그에 따라 얼굴에는 피꽃이 폈다. 드물게 얼굴에 피꽃이 핀다. 위가 꿀렁꿀렁 아픈게 얼굴까지 연결이 되는지 혈관이 터져서 빨갛고 작은 점처럼 얼굴에 퍼진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이틀이 지난 지금 아직 심했던 곳은 남아있지만 미세하게 퍼졌던 곳은 점이 사라져있다. 그래서 음식을 매우 조심히 먹어야 하는 시기인데도 커피를 못 끊겠다. 일리캡슐을 어찌나 열심히 먹었는지 벌써 100개를 재주문했다. 난 산미가 있는 커피가 좋다. 원두의 신선함이 혀끝에 산미로 나가온다. 물론 캡슐커피에서 그 정도를 기대하면 안되지만. 네스프레소전용으로 나온 일리캡슐이 그나마 입에 맞는다. 제일 좋아하는 건 꽃향의 산미. 일리캡슐을 고소한 산미. 집에서 편히 마시기에 좋은. 

타인은 힘들어 - 남과 있는 시간이 보통은 힘들다. 나름 내향이라 에너지를 빼앗기기 때문에 힘든가보다 했다. 근데 아니다. 그냥 남과 있으면 말을 많이 하고 그 말 속에서 발견되는 스스로의 모순이 힘든것이다. 한결같은 사람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저러한 상황에서는 저렇게 말을 한다. 일부러 꾸미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데, 그냥 그 순간에 그렇게 느끼는 것을 내뱉어버리기 때문에 스스로 '아 내가 전에는 이렇게 이야기 하지 않았는데' 혹은 자신이 뱉어냈던 말들을 모순적으로 만드는 상황을 발견한다. 조금은 더 중심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냥 나라는 사람은 이것만은 지키는 사람이야라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나를 아는 이에게 박혀 있을 수 있는. 코어 밸류가 있어서 그 축에서만 움직이고 그 것에 맞는 표현을 하는 것. 정의감. 정직. 이러한 것들이 나의 코어밸류는 아닌데, 그래도 뭔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갈팡질팡할 때 그래도 갈지자가 너무 뻗어나가지 않게 지켜줄 수 있는. 유연성? 너무 넓고. 도전. 막연하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Sunday  (0) 2021.10.31
마음의 소리  (0) 2021.10.20
2021년 9월 23일  (0) 2021.09.23
2021년 7월 3일  (0) 2021.07.03
2021년 6월 25일  (0) 2021.06.25

무섭게 흘러가버리는 시간 - 벌써 9월 말.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뭔가를 썼던 것이 7월말이니까 두 달의 시간이 흘렀네. 그 동안 회사에서 이런 저런 일이있었다. 그런 일들 때문에 바빴던 것은 아니고 서울 올라오자마자 시작된 태만, 이 것이 나를 여러가지 것들에서 멀어지게 했다. 다시 한 번 짧게나마 자취를 하면서 일과 살림을 꽤 잘 병행하는 나의 생활력이라는 것에 놀랐고 서울 오자마자 시작된 게으름에 두 번 놀랐고. 나라는 사람은 혼자 일 때 나를 조이며 열심히 사는구나를 깨닫고. 가족이 있는 집에 있으면 한없이 게을러지는구나도 다시 한 번 확인 했고. 3주차 아침공복운동 중이고, 선근증때문에 먹던 피임약을 내 멋대로 휴약중이다. 호르몬 약이 아닌 운동과 건강한 음식이 나를 혹시 살릴 수 있지 않을까를 기대해보는 중이다. 멀리 살던 매니저가 이제 그만둔다고 하면서 너는 내가 그만두고 싶어하는 것 알고 있었지?라고 물었었다. 나의 매니저가 타인에게 관심없는 AI라고 종종 약올렸는데, 너가 아니라 내가 문제였구나. 매니저가 그만두고 싶어하는지 몰랐다. 알았어도 바뀔 것은 없겠지만. 나를 더 사랑하자고 단단하게 살자고 마음 먹은 순간부터 남에게 관대해진 것이라 생각했는데 너그러워지는 동시에 서서히 관심도 잃었나보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미세한 변화를 캐치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신경쓰지 않아야 편하다를 의식적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주입했던 것 같다.


사랑은? - 일본어 학습을 위해 일본 드라마와 아니메를 보고 있다. 여유 시간이 생기는대로 보다보니 엄청난 양을 보고 있다. 특별히 장르 안 가리고 좋아하는 배우 찾아서 본다. 믿고 보는 아야세 하루카나 이시하라 사토미, 아라가키 유이가 출현하는 것들 위주로 거의 찾아봤고 지금은 사토 타케루라는 배우에 엄청난 매력을 느껴 안 좋아하는 액션 장르이자 사무라이영화인 바람의 검심까지 봤다. 그렇게 보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연애 장르물의 드라마를 보게 된다. 코이츠츠나 오마이보스 같은. 여자가 40이 넘으면 오징어같이 마음이 마르는 건가. 연애 드라마를 보고도 설레지 않는다. 아니 설레인다 약간. 그게 끝. 예전에는 모든 걸 현실에 대입해서 생각했는데, 그렇기에 연예인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현실의 연애를 꿈꾸는 나로서는 스크린 속의 사람들은 그냥 거기에 사는 사람들. 근데 이건 뭐 점점 특정 배우에 대한 오타쿠짓을 한다. 이 말의 의미는 바라지 않으면서 애정을 쏟고, 이들의 에스엔에스를 보면서 친근하게 느끼는. 예전에 이해못하던 짓을 하고 있다는 말. 현실을 살자.


조울증의 울증 - 또 그러는 거다. 이유 없이 도망가고 싶고 없어지고 싶고. 나아지나 싶으면 그것도 아니고. 지금 조금 더 참는 건 혹은 버티는 건 예전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바뀔게 별로 없다는 것을 아는 것. 드라마를 보며 영화를 보며 저건 현실이 아니야 저렇게 도망칠 수 없어라고 해도 그래도 결국은 현실이 기반인데 도망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라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소리  (0) 2021.10.20
2021년 10월 6일  (0) 2021.10.06
2021년 7월 3일  (0) 2021.07.03
2021년 6월 25일  (0) 2021.06.25
2021년 6월 16일  (0) 2021.06.16

정말 이러고 싶지 않은데 또 일에 종종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신경쓰이고 잘 안될 때 잠도 안 오고 잘 되면 다음 것을 걱정하고. 또 시작이다. 어려서야 일 욕심 많아서 그랬다지만 이제 와서 왜 또 그러고 있니. 바로 몸이 고장나기 시작한다. 쿨한 척 제주도 내려와서 원룸에 처박혀 일만 하고 있는 나란 인간. 원 스텝 어헤드로 생각한다고 머릿 속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처리하겠다를 하루 종일 생각한다. 이번 주말은 쉴 수 있을까. 근데 그래도 제주도라 쉼에 대한 갈망이 엄청 높은 건 아니다. 일 하는 것도 사실 재미있기는 해. 오랜만에 바쁘게 뭔가 하니까 살아 있다는 느낌도 들고. 사람들 사이의 미묘한 갈등을 읽는 것도 재밌고. 다만 일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일 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사소하게라도 실수를 하게 되면 무섭게 나를 질책하게 되니. 다른 목적을 찾아보고 싶다.
종종 듣는 무서운 이야기. 여기에서의 매니저라면 인화를 꿈꾸는 사람은 안된다고 했다. 철저하게 팀원들에게 퍼포먼스를 요구해야 하고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뭐 나도 인화주의자는 아니야. 그래도 명백한 태만이 이유가 아닌 경우에는 퍼포먼스가 낮다고 그 부분을 지적하는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할 뿐인 것이고 즐거운 환경에서 퍼포먼스를 내는 분위기를 추구하고 싶은 것. 내가 참 인자하고 좋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성과가 안 좋은 사람을 쓰레기에 비유하며 내보내고 싶어 안달이 난 냉정한 모습이 참 싫었고 원래 그렇지 않은 사람인 것 아는데 여기에서 바뀐 것이니 내가 그렇게 되어야 하는것인가 걱정이 살짝 되기도 했다. 그냥 이 회사에 있을 때까지는 우리 팀을 위한 최선을 다해볼까 그런 생각이다. 아직 어리고 반짝반짝들 한 사람들이니. 편들어 주겠다거나 잘못을 감싸주겠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런 것 따위 직장 생활에서 전혀 도움 안되는 것. 다만 마음이 힘들지 않게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볼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데이타로 개선의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 그런 노력. 그래도 딱딱하지 않게 언니누나처럼 격려도 해주고 뭐 그런 것. 결혼 안 해 자식 없어 내보이지 못하는 애정을 조금 줘 보겠다는 그런 것.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10월 6일  (0) 2021.10.06
2021년 9월 23일  (0) 2021.09.23
2021년 6월 25일  (0) 2021.06.25
2021년 6월 16일  (0) 2021.06.16
2021년 5월 31일  (0) 2021.06.01

+ Recent posts